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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만 외치던 시대는 지났나, 노동계 노선 갈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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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진 기자
  • 2019.07.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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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4번째 총파업…당장 8월 또 총파업 예고, 내부서도 '파업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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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날 민주노총은 탄력 근로제 확대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폐기를 규탄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18일 총파업이 100만 조합원 가운데 주최추산 5만명 참여에 그쳤다. 정부 집계로는 1만2000명이 동참, 1%가량 참여율에 머물렀다. 사실상 내부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강경 일변도 정부 투쟁노선만 고집하는 데 한계라는 해석도 나온다.

21일 민주노총 2019년 사업계획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오는 8월과 올해 11월에도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 잇따른 총파업에도 뚜렷한 성과를 확보하지 못해 노동계 내부에서도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총파업 규모에서도 읽힌다. 민주노총 집계기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총파업인 지난해 5월에는 8만명이, 지난해 11월에는 16만명이 참여했지만 올해 3월과 이번에는 각각 2만명, 5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번 파업은 고용노동부 추산으론 1만2000명으로, 조합원 100만명 가운데 1%만이 참여한 셈이다. 핵심인 현대·기아차 노조는 확대 간부만 동참해 사실상 총파업에 불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노조는 집행부 간부 일부만 참여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올해 4월 벌인 불법집회 때처럼 국회 경내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해 당일 오전부터 대비에 나섰다. 경찰 125개 중대 약 7500명을 투입하고, 국회 담벼락 주변으로 경찰차량 400여대를 동원해 차벽을 세웠다. 국회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입구를 폐쇄하기도 했다.

집회에는 조합원 7000명(주최 추산)이 모여 사실상 경찰인력과 세가 비슷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국회에 진입하겠다고 날을 세웠지만, 환노위 의결이 미뤄지며 충돌없이 마무리 됐다.

노동계 안팎에선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강경 투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한다. 민주노총 한 지도부는 "김명환 위원장이 3~4월 집회로 한차례 구속됐던 상황이어서 물리력 동원은 수사적 측면이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쪽에선 '파업 피로'에 대한 지적도 있다. 과거 중앙집행부였던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현 집행부가 올해 3월까지도 내부 구성원들에게 경사노위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총파업을 지시해 혼선을 키웠다"며 "스스로 투쟁 동력을 떨어트려 놓고 줄줄이 파업만 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의 대화든 투쟁이든 어느쪽도 힘을 못쓰는 상황에서 구성원들도 총파업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숙제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저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 △비정규직 철폐에 활시위를 두고 문재인 정부 들어 총 4번째 총파업을 벌여왔지만, 정부 정책에 민주노총 목소리를 관철하지 못해왔다.

예를 들어 민주노총은 이달 3일부터 유례없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각 사업장의 교섭은 제자리걸음이다. 2020년도 최저임금도 올해보다 2.87% 오르는 데 그쳤다.

노동계 안팎에선 정부와의 '대화'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민주노총 강경파에 밀린 김명환 위원장 리더십 부재가 걸림돌이란 분석이다. 내부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혀 입지를 잃지 않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노동계 사정에 밝은 한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김명환 위원장이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 전 논의까지 참여해놓고도 정작 내부 반대에 밀려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실제로 노동현안을 풀려면 장외투쟁과 더불어 대화의 장에 나서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 교수는 "노총의 사회적 영향력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구시대적 투쟁일변도의 전략은 더 이상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고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나아가 정부도 인내를 갖고 민주노총을 설득함으로써 사회적 대화의 장에 민주노총을 포섭해, 투쟁이 아닌 노사정 관계 구축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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