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증권, 국내 주식시장 철수…글로벌 구조조정 일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임동욱 기자

독일계 도이치증권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철수한다. 도이치은행그룹의 글로벌 구조조정 전략에 따른 결정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증권 한국법인은 최근 주식사업부문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24일 개최할 예정이다.

도이치은행그룹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022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직원 수를 1만8000여명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법인의 주식사업 철수 역시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도이치증권은 이미 사실상 국내 주식 사업 관련 영업을 대폭 축소한 상황이다. 2010년 11월 '옵션 쇼크'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 정지, 검찰 고발 등 중징계를 받았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도이치증권은 국내에서 주식 영업 및 매매, 장내파생상품, 리서치 부문을 폐지하고 IB(투자은행), 채권, 외환 등 일부 사업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남은 사업 부문 중에서도 IB 일부 인력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조직 규모를 줄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도이치은행그룹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강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식 및 투자은행 부문을 과감하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에선 IB 조직 일부만 남기는 등 사업 영역을 대폭 축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딱히 국내 시장 문제라기보다 본사 차원의 글로벌 전략 영향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도이치증권이 국내에서 옵션쇼크로 이미지 타격이 워낙 컸다"며 "한 때는 도이치가 국내에서 꽤 잘하는 외국계 증권사였지만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아직 도이치증권 한국법인의 주식사업 철수 관련 사실 통보는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이치증권 한국법인의 투자매매업 인가 폐지 신청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며 "외국계 증권사의 철수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