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한 명만 살려내도 가치있다"…재활공학자가 '9년차 경영인' 된 이유

머니투데이
  • 이건희 기자
  • 2019.07.29 15:33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피플]현대차 통해 태어난 이동보조기기 사회적기업 '이지무브'…9년째 가치 알리는 오도영 대표

image
오도영 이지무브 대표. /사진=이건희 기자
"소화기 같은 이 제품, 한 번도 안 쓰이면 좋겠지만 위급할 때 단 한 명이라도 살리면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동보조기기 제조 사회적기업 '이지무브'를 이끄는 오도영 대표(53·사진)는 자사 제품 'KE-휠체어'(긴급피난대피용 계단이송 휠체어)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이 제품은 건물 내 피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 도움을 받아 안전히 계단을 내려갈 수 있도록 제작된 의자다.

건물에서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데 장애인·노인·임산부·환자 모두 급히 대피할 수 없다는 게 개발에 뛰어든 계기였다. 유럽과 북미에선 이런 제품이 소화기처럼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선 필요성조차 납득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지무브의 긴급피난대피용 계단이송 휠체어 'KE-휠체어'. /사진=이지무브 홈페이지
이지무브의 긴급피난대피용 계단이송 휠체어 'KE-휠체어'. /사진=이지무브 홈페이지
재활공학 박사학위 소유자인 그가 자신의 전문성을 제품에 발휘했다. 당시 장애인들의 요청에 밤낮으로 연구한 결과 회사 설립 1년 만인 2011년 KE-휠체어를 탄생시켰다. 초기 모델이지만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하게 인정받는 모델이다.

사실 오 대표는 이지무브 설립 당시 회사 수장이 될 생각이 없었다. 당초 그는 준비 단계에 자문역으로 참여한 전문가였다.

"정부·시민사회·기업과 사회적기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설득이 돼 대표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IT 기업에서 일한 경험과 재활공학 전문성을 함께 가진 인물이 없다는 주변의 평가 때문이었다. 오 대표도 해외제품만 있는 이동보조기기의 국산화와 사회적기업 성공을 위해 대표직을 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지무브 자본 100%를 투자했고, 이 중 70%는 공익법인 10곳에 증여해 독립적 경영 기반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오 대표 계획도 "3년 만에 회사 자립을 시키고 나오자"로 정해졌다.

하지만 기술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 특성이 그를 9년차 경영인으로 이끌었다. 회사 이익의 흑자전환을 통한 자립을 위해 제품군을 부지런히 확대했다.

KE-휠체어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했다. △후방 진입형 슬로프 차량(휠체어 슬로프 등) △전동보장구(의료용 스쿠터, 전동 휠체어) △이동보조기기(장애 아동용 유모차) 등이 이지무브가 내놓은 제품이다.

그 결과 이지무브 자립 가능성은 4년 전 확인됐다. 2015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5일에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기여' 공로로 대통령 표창까지 수상했다.

초기에 세운 목표는 달성했지만 오 대표는 이지무브에서의 1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여전히 알려야 할 가치가 많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지무브 경영인로서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수립하는 로드맵을 세우는데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매달 내부 회계 상황을 공시하는 등 '정직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오 대표는 이를 통해 제조업 기반 사회적기업이 늘어나고, 단 한 명이라도 사람의 이동권을 돕는 제품이 곳곳에 확산되길 기대했다.

"사회적기업을 하다보니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느낌이지만, 가치를 품고 10년을 달려냈습니다. 이쯤이면 세상이 한 번 눈여겨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메디슈머 배너_슬기로운치과생활 (6/28~)
남기자의체헐리즘 (1/15~)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