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도발]日여행객 급감하나…직격탄 맞은 항공업계

지난달 31일 서울 김포공항 국제선 일본항공 탑승수속 카운터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노선 탑승객이 계속 줄어들면 경영 타격이 예상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10월말 동계 시즌에 맞춰 추가로 일본 노선 공급 조정에 들어갈 것이다."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품목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한 저비용항공사(LCC) 임원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안 그래도 일본 관광객이 줄어 타격이 큰데 사태가 길어지면서 실적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항공 노선 운항 축소·중단 움직임은 확대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기 인천발 일본 노선 탑승객은 46만7249명으로, 일본의 경제보복 이전인 6월 상반기(53만9660명)보다 13.4%(7만2411명) 감소했다.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은 이달 12일부터 순차적으로 인천발 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소형 기종으로 변경한다. 관광 수요가 많은 인천발 일본행 노선에 대해 기존 항공기보다 15~80석가량 적은 항공기로 교체하는 것이다.

보잉 B777-300ER(291석)로 운항하던 삿포로와 오사카, 후쿠오카 노선은 에어버스 A330-300(276석)과 B787-9(269석)·B777-200ER(248석)·A330-200(218석) 등으로 교체한다. 나고야 노선은 A330-200(218석)에서 B737-900ER(159석)과 B737-800(138석)으로 변경한다.


항공기 축소 운영과 함께 대한항공은 다음 달 3일부터 주 3회 운항해온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재운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 15일 이후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를 소형 기종으로 변경한다. 일부 시간대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290석)에서 B767(250석), A321(174석) 등 소형 기종으로 바꾼다.

일본 노선 의존도가 높은 LCC들의 노선 축소는 더 적극적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부산-사가 △무안-기타큐슈 △대구-구마모토 △부산-오이타 노선의 운항도 중단한다. 에어부산은 9월부터 대구-나리타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진에어 (13,520원 ▼70 -0.52%) 역시 10월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매일 4회에서 매일 3회로 줄인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전에도 동계시즌에 맞춰 일본 노선을 줄이고 동남아 노선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10,840원 ▲20 +0.18%)도 오키나와 등 일부 일본 노선에 대해 일시적인 감편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대신 중국, 동남아 등으로 노선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노선 운항 중단 등에 따라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