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공황상태 따른 투매"…증시 '블랙 먼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코스피, 코스닥이 모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5일 오전 11시 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0.42포인트(2.02%) 내린 1957.7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21.46포인트(3.49%) 내린 594.2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지수가 600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12월 9일 594.35(종가 기준)를 기록한 이후 2년 8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 심화, 일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 된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나타나는 투매로 보인다"며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된 이후 투자심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 부족했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기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지수는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1980선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추가로 낮출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경우 1900~1950선을 바닥으로 잡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도 바닥선이 PBR(주가순자산비율) 0.87배 선으로 유지됐는데 당시보다 10% 더 할인을 받을만한 요인이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의 경우 중국·대만 등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경우 자율준수규정(ICP·Internal Compliance Program) 제도를 활용해 주요 소재 수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 제도를 이용하면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센터장은 "코스닥의 경우 심리적인 원인으로 투매 규모가 커지면서 신용물량이 추가적으로 정리되고 있다"며 "특히 신라젠 '펙사벡'의 임상3상 중단 권고 악재 등 바이오업종들이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된 측면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 변수 측면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지 않는 한 '바닥 찾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한국 증시의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으로는 저점 전망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일 무역갈등 이슈에서 미국이 적극적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물러설 의지가 없는데 문제는 국내 경제나 경기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강하면 대외 불확실성에도 증시가 버텨낼 수 있는데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이 점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매크로 지표들은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로선 지수보다 환율이 더 걱정"이라며 "중국·일본 증시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한 리스크가 세계 증시 전반에서 부각되는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