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진정세…'직격탄' 맞았던 롯데株, 매수 기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반발해 국내 반일감정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롯데그룹 관련주들이 줄줄이 하락세다. 증권업계에서는 반일감정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이 매수 적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후 롯데그룹 관련주들은 모두 10∼20% 하락했다. 롯데지주 (27,150원 ▲100 +0.37%)는 지난달 1일 4만4150원에서 이날 3만1900원으로 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은 16만5500원에서 13만1000원으로 21%가, 롯데하이마트 (9,480원 ▲90 +0.96%)는 4만4200원에서 3만1650원으로 28%가 떨어졌다. 이 밖에 롯데제과 (27,150원 ▲100 +0.37%)(-12%), 롯데칠성 (125,600원 ▼1,500 -1.18%)(-21%)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13%) 등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진행되는 등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일 양국의 무역 분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이 같은 논란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하다는 점도 주가 하락 요인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롯데그룹 관련주를 매수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조언했다. 악재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경향이 있어 향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일감정이 부각되면서 롯데칠성 등 롯데 계열사 매출에 실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주가 흐름은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투자 심리가 회복되려면 먼저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가 풀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계와 증권업계 등에서는 롯데그룹을 한국 기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는다.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기는 하지만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한국 법에 따라 설립됐고 대체로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등의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반일감정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반일감정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롯데그룹 관련주가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른바 '애국 테마주'라고 불리며 초강세를 보였던 일부 종목들이 점차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 모나미 (2,715원 ▼25 -0.91%)는 지난 6일 89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이날 5900원까지 하락했다. 보라티알 (10,990원 ▼590 -5.09%), 신성통상 (1,822원 ▲10 +0.55%) 등도 모두 하락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는 반일 감정같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