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7년만에 실업률 최저치…소비는 하락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일본이 지난달 27년여 만에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낮은 실업률에도 소비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30일 일본 총무성은 7월 노동력 조사를 통해 계절조정한 완전실업률이 전월대비 0.1%포인트 떨어진 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2년 10월 이후 26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당초 시장은 2.4%를 예상했지만 이를 0.2%포인트 하회하게 됐다.

완전실업자 수(계절조정치)는 154만명으로 전년대비 7만명 감소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이직한 '자발적인 이직'은 68만명으로 지난달 대비 1만명 늘어났으며 직장 사정과 정년퇴직 등 '비자발적인 이직'은 36만명으로 1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는 6716만명으로 15만명 증가했다.
총무성은 이에 대해 "고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비자발적인 이직이 감소하면서 실업자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달 유효 구인배율이 떨어졌다며 일본의 실업률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효 구인배율은 구직자 1인당 기업에서 몇 건의 구인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실제 일자리 수를 나타낸다 .이날 노동후생성에 따르면 일본의 7월 유효 구인배율은 전월대비 0.02포인트 떨어진 1.59배로 집계됐다. 이는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티에리안트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일본의 실업률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일본 노동시장이 점차 덜 견고해질 것"이라면서 "곧 실업률이 2.5%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정세는 개선됐지만 일본의 소비는 줄었다. 지난달 일본의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2% 하락하며 예상치(0.8%↓)보다 크게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인난에도 임금과 물가가 오르지 않아 일본 중앙은행의 고민이 크다"면서 "구인난으로 기업들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구인난에는 기업들이 채용을 위해 임금을 올리면서 물가도 오르고 소비도 진작되지만, 일본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둔 아베 신조 내각의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시민들의 56%가 소비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가 더욱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과 시민의 반대의사를 무시하고 이를 추진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