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유로 박상철 변호사 "용역업무 완료되면 잔금지급 해야"

머니투데이

중기&창업팀 이상연 기자

용역비에 대한 잔금 미지급 사태는 전문직 종사자라면 한 번 이상 경험해본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등의 IT 업계 종사자, 건축업계 종사자, 인허가 관련 행정사무 업계 종사자는 물론 심지어 법조계 종사자 조차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박상철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유로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왜 발생하는 걸까? 타 업종 대비 높은 인건비가 책정되는 전문직 종사 업체들의 경우 프로젝트 수행이 완료되면 바로 대금결제가 되어야 회사 운영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고객 회사는 이러한 점을 악용해 잔대금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체하고, 용역 회사로 하여금 임의 지급을 비밀로 잔금 삭감을 강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실제 최근 A엔지니어링회사는 B회사와 일반산업단지관리기본계획의 변경에 대한 용역을 체결, 용역은 실제로도 변경승인까지 완벽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B회사는 고시까지의 기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돼 대체 창고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을 이유로 잔금 지급을 전액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A 엔지니어링회사에 대한 추가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겠다며 되려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17 단독(소액) 재판부는 “수급자는 기술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업무를 완료하였으므로, 발주자는 수급자에게 미지급 용역대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발주자가 수급자의 불성실한 용역업무 수행으로 예상과 달리 변경고시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위 기간동안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손해를 주장하나 발주자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즉, 발주자가 수급자의 용역업무 수행이 불성실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잔금지급의무를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다.

위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유로의 박상철 변호사는 “을의 입장일수 밖에 없는 수급자가 별다른 이유 없이 발주자로부터 잔금 지급을 거부 당하는 악순환에 재판부가 제동을 걸었다”며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문구 하나하나 명확하게 작성해야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