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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물…더 많이 논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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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수현 인턴
  • 2019.10.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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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콘서트] ‘2019 인구이야기 PopCon’ 6세션 ‘에이징앤다잉(Aging&D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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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왼쪽부터 강명구 서울대 교수,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19 인구이야기 PopCon’의 피날레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선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선물은 인생의 피날레, 곧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의사와 , 법의학자, 보건전문가 등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대가들은 '죽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물'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하지만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 그러나 모두가 겪는 죽음이라고 해서 모든 ‘죽음의 질’마저 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2010년 발표한 죽음의 질 지수에서 OECD 회원 40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5년 뒤 같은 조사에서는 의료기술 발달 덕에 18위까지 순위가 올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낯설고 두려운 주제다. 우리 사회에선 죽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터놓고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논하기 위해 법의학자, 뇌 과학자 등 죽음을 오래 탐구해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2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9 인구이야기 PopCon’에서는 인구를 둘러싼 문제를 논하는 총 6개의 세션 중 마지막으로 ‘에이징앤다잉(Aging&Dying)’이 열렸다. 딱딱한 강연이 아닌 자유로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죽음에 관한 여러 쟁점을 폭넓게 논하며 “죽음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오랫동안 법 의학자로 일하며 많은 죽음을 목격한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은 "죽음은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지만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다"며 "연명치료 등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편안한 죽음을 맞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나에게 그런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노인인구가 급증할 것을 고려한다면 죽음은 사회적으로도 꼭 다뤄야 하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은퇴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쏟아져 2050년이 되면 현재 770만인 노인인구가 1900만명에 달하게 된다"며 "오래 살게 된 세대에게 어떻게 아름다운 출구전략을 마련해줄지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 원장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죽음을 고통스러운 것으로 그린다"고 지적하며 이 영향으로 사람들이 죽음을 고통과 연관지어 두려워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죽는 사람들을 연구해보면 죽기 전에 의식을 잃어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죽은 뒤 무슨 일이 생길지 알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와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이별이 죽음을 두렵게 만드는 요소들이라고 분석했다.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현세를 중시하는 유교문화 때문에 한국사회는 죽음을 특히 더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내세, 전생, 부활 등 죽음을 다루는 기독교와 불교도 확산돼 있다는 점에서 죽음을 더 터놓고 얘기하는 사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잘 늙고 잘 죽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중요한 토론 주제였다. 이성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는 과학자로서 죽음을 한층 힘든 과정으로 만드는 뇌질환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살아있는 것의 본질인 기억은 결국 뇌의 기능에 달려 있다"며 "노인인구의 10%가 걸리는 치매 등 뇌질환을 지연시키고, 노화단계에서 장기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죽음을 '당하는' 대신 '맞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장례절차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원장은 "의학 발달 덕분에 죽음을 예측할 수 있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회피하는 탓에 이별하는 과정을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생전장례식'과 같은 문화의 확산을 고려해볼 만한다"고 말했다.

토론은 각자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유 교수는 "인류는 죽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며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물'이라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음악이나 영화도 피날레가 좋아야 멋진 작품이 되는 것처럼 삶의 피날레와 같은 죽음을 아름답게 맞기 위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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