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비파우더 사상 첫 '석면 검출' 관련 리콜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FDA가 베이비파우더의 리콜 사실을 알리고 있다/출처=FDA 홈페이지

존슨앤존슨의 주력상품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돼 미국에서 리콜(자진회수)이 이뤄지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가 미국 당국의 석면 함유 지적을 받아 리콜에 들어가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이라 관련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존슨앤존슨은 미국에서 판매된 약 3만3000개의 베이비파우더를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리콜대상의 제품번호(lot)는 #22318RB이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 샘플에서 석면의 한 종류인 백색 섬유(Chrysotile fiber)가 검출됐다고 지적한 것을 받아들인 조치다.

베이비파우더의 석면 함유 여부는 최근 수년간 논란이 돼 왔다. 일부 소비자들이 오랜 기간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해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대부분의 1심에서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을 받았으나 일부는 항소심에서 뒤집히기도 했다.

존슨앤존슨은 베이비 파우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알렉스 고르스키 존슨앤존슨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3일 관련 법정에서 "우리는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들어있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믿는다"고 증언했다. 고르스키 CEO는 "나는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들어가는지 알지 못한다"며 수천번의 테스트와 연구가 그의 증언을 증명한다고 했다. 고르스키 CEO는 2012년부터 존슨앤존슨의 CEO를 역임해왔다.

그러나 이번 FDA의 지적과 리콜 결정으로 고르스키 CEO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기 힘들어졌다. 로이터는 이번 리콜로 존슨앤존슨 회사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다른 제품들과 함께 수천건의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1만5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존슨앤존슨의 제품 사용이 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회사 측은 고르스키 CEO는 증언 당시 FDA의 석면 발견 사실을 몰랐으며, 지난달 20일에 FDA로부터 자사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2010년에 FDA 조사에서도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FDA의 석면 발견 이후에도 고르스키 CEO는 최소한 한번 이상 법정에서 증언해야 한다. 로이터는 고르스키 CEO가 미주리 법원에서 베이비파우더와 관련해 증언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재판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앤드류 브랫 캘리포니아 대학 법학 교수는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원고가 회사가 제품의 결함을 알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며 이번 FDA 조사 결과로 고르스키 CEO의 증언이 주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