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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 만들지 마세요" 현대차·두산·아마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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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기자
  • 2019.10.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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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메일에 PPT 안 넣었으면…"...아마존, 페이스북, 두산 등 '제로 PPT' 선언

"메일 보낼 때도 파워포인트(PPT) 넣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보내는 이도, 읽는 이도 힘듭니다.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간략한 보고를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결재판까지 없애며 온라인 중심의 빠르고 간단한 보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PPT의 남용을 지적했다. 보고 메일을 읽은 뒤 첨부된 PPT를 열면 똑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효율적이고 빠르고 뜻만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추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2일(화)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단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22일(화)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단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아마존, 페이스북은 이미 '제로 PPT'…국내 기업도 동참=
기업 사이에서 PPT 사용을 지양하는 문화는 점점 퍼지고 있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은 물론 현대카드, 두산그룹, KB국민은행 등 국내 기업도 ‘제로(0) PPT’를 내세우고 있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이 1년 전쯤 '제로 PPT'를 선언했다. 두산 관계자는 "완전한 금지령은 아니고, 대외적으로 꼭 필요한 업무에는 허용이 됐다"며 "계열사별로 다를 수 있으나 일부 계열사는 PPT 사용률이 이전보다 60~70%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로 PPT’는 핵심을 담아 간략하게 만들어져야 할 보고서가 무조건 PPT에 담기면서 쓸데없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내용보다는 글자 크기와 간격, 애니메이션 등 치장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문제였다.

내용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PPT 대신 ‘6쪽짜리 서술형 줄글’을 회의 시간에 갖고 오도록 지시했다. 요약식으로 만들어진 PPT보다 줄글의 내용이 더 풍부하고 이해도 잘된다는 게 이유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콘텐츠가 없으니 형식에 얽매일 때가 있다"며 "보고를 받는 사람도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갈 때 ‘뭔가 있어 보이는’ PPT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lifeofpix
/사진출처=lifeofpix
◇PPT는 죄가 없다…결국 '사용자의 몫'=
‘제로 PPT’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PPT를 금지하니 '워드'나 '엑셀'로 PPT를 만들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직장인은 피보고자의 이해 부족도 불필요한 PPT를 양산하는 이유로 꼽았다. 직장인 B씨는 "보고를 할 때 줄글보다는 요약된 PPT를 아직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며 "문제는 본질이 아닌 부가 내용을 보고하려다 보니 PPT가 길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판매 전략을 보고하려면 현재 판매 상황과 향후 판매 전망을 먼저 보고하고, 현 상황의 시사점과 대응 방향, 문제점을 도출한다. 이후에 보고의 목적인 판매 계획 및 전략이 나오는 방식이다. 부가적인 내용이 더 길고, 핵심이 뒤로 밀린다.

현대차그룹 임원은 "과거엔 관련 첨부 문서까지 수십 장을 인쇄해 보고할 때가 있었다"며 "요즘은 중요한 보고일수록 1~2장으로 압축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의사결정용 임원진 회의 등에서는 간결하게 요점을 더 잘 정리할 수 있는 PPT가 더 유용할 수 있다"며 "불필요하게 그래픽을 따지다 보니 비효율이 생기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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