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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이브에 잃어버린 8살 딸, 39년만에 찾은 노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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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수 기자
  • 2019.11.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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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12월 24일 실종, 유전자 정보 등록으로 지난 1일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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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0시30분 서울 중구 서울역 다시서시센터에서 김모씨(74) 부부가 39년전 잃어버린 셋제 딸을 만났다. /사진제공=서울 수서경찰서
"우리 딸! 딸아…딸아…"

이달 1일 자정을 즈음한 야심한 밤 서울 중구 서울역 다시서기센터 사무실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39년 전 충남 천안에서 잃어버렸던 8살짜리 셋째 딸을 찾은 김모씨(76) 부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씨가 딸과 헤어진 건 39년 전인 1980년 12월24일 저녁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부부가 교회에 다녀왔는데 딸은 늦은 밤이 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김씨는 지적장애 3급으로 의사소통 수준은 5~6살 정도였다.

부부는 그 길로 경찰서에 신고했다. 천안과 주변 도시에 있는 보육시설과 고아원을 모두 뒤졌지만 딸을 찾지 못했다.

아버지 김씨는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딸을 찾고 다녔는데 찾을 수 없었다"며 "정말 악몽같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딸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6남매를 키워내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셋째 딸이 마음 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김씨 부부는 매년 딸을 위해 기도하며 전국을 뒤졌지만 늘 허사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김씨는 올해 6월 경찰인 지인에게서 유전자를 등록해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유전자를 채취해 등록했다. 김씨는 "교회에 같이 다니는 경찰이 유전자를 등록하면 찾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건네 들었다"며 "마지막 심정으로 유전자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3개월 뒤 기적이 일어났다. 서울 수서경찰서 실종수사팀이 김씨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딸을 찾아낸 것이다. 딸은 2006년 12월26일 서울시 강남구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 거주할 당시 유전자를 채취해 등록해 놨다.

조사 결과 딸은 이름이 바뀌어 있었고, 1991년부터 2017년 10월까지 약 26년동안 보호센터에서 생활하다 자진 퇴소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는 서울 중구 중림동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수급을 받아 관할지 내 고시원에 거주했다.

경찰이 신원은 확인했지만 이번엔 8월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휴대전화와 장애인등록카드도 없어 추적이 쉽지 않았다. 경찰은 각 시설에 얼굴 사진을 보내놓고 소식을 기다렸다. 그러던 중 지난달 31일 서울시 다시서기센터에서 딸을 발견했다는 연락이 왔다.

현병오 수서서 경위는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배회하는 대상자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서울역으로 달려갔다"며 "서울역에서 딸 사진을 찍어 아버지에게 보여줬고 화상통화를 시켜줬는데 아버지가 딸이 웃는 모습을 보고 딸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씨는 현 경위 연락을 받은 직후 그 길로 서울로 올라왔고, 39년만에 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김씨는 "딸을 보자마자 통곡했고 아이도 우리를 보자마자 부모임을 직감했는지 눈물을 흘렸다"며 "어릴 때처럼 손톱을 깨무는 모습도 그대로고, 자녀 중 유일하게 양손잡이였는데 딸이 양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딸이 집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데 오늘도 집에서 김장한다고 엄마를 도와 파를 다듬고 있다"며 "아이가 앞으로 행복하게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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