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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리가 불편한지조차 몰랐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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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 2019.11.1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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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순간은 오픈 전 고객조사를 했었을 때였다. 지금 은행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게 뭐냐고 질문을 했는데 응답자의 80~90%가 불편한 게 하나도 없다고 답을 했다. 이런 시장에 우리가 뛰어드는 게 말이 되나 구성원 모두 의문을 품었었다."(한 인터넷전문은행 고위관계자)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권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은행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반응을 보면 기대만 못한 듯하다.

시행 초기에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는 등 오픈뱅킹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관심도는 '뚝' 떨어졌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훨씬 편리해질 것 같았지만 딱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예견된 것일 수도 있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마케팅 경쟁에만 치중했다. 각종 이벤트를 통해 현금만 쏟아냈을 뿐 오픈뱅킹 자체 경쟁력에선 의문부호가 뒤따랐다.

당초 입출금 계좌는 물론 예·적금, 펀드 계좌 정보까지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와 달리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과 펀드 계좌 정보는 조회되지 않았다. 계좌등록 절차와 방식이 각 은행별로 달라 조회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오픈뱅킹의 문이 열린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인터넷전문은행 고위 관계자가 출범 전 가졌던 물음표는 머지않아 느낌표가 됐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에 대해 금융소비자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한 것이다. 그는 "고객들이 기존 은행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없었던 게 아니고 불편한지조차 모르고 당연하다고 여겨 왔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아직 오픈뱅킹은 시범실시 기간이다. 정식 서비스까지는 1달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기간 동안 고객들이 불편해 하거나 가려워하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오픈뱅킹 플랫폼 안에 구현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만으로는 사람은 모을 수 있어도 고객은 모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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