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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Eat]집값마저 오른다...미슐랭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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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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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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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
축복일까 저주일까 '미슐랭 효과'
'별'에 울고 웃는 셰프들

미슐랭 가이드. /AFPBBNews=뉴스1
미슐랭 가이드. /AFPBBNews=뉴스1
[인싸Eat]집값마저 오른다...미슐랭 '★'경제학


"별이 하나 달리면 20%, 두개면 40%, 세개면 100% 매출이 늘어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슐랭 가이드 '별'을 거머쥐었던 프랑스 요리사 고(故) 조엘 로부숑이 남긴 말입니다. 프랑스 타이어회사가 타이어 좀 많이 쓰라며 만든 맛집 안내서가 120년이 지난 지금, 한 식당을 넘어 지역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큰손'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미슐랭이 뜬다하면 온 나라가 들썩입니다. 2016년 미슐랭이 처음으로 한국판을 내놓는다고 발표하자, 미슐랭과는 아무 상관 없는 기자(저)한테까지 국내의 한 호텔에서 "도대체 어떻게 하면 별을 달 수 있는거냐. 알아볼 방법이 있느냐"며 문의 전화가 오기도 했으니까요. 특히나 호텔 같은 경우엔 별이 주는 경제적 가치가 수십억원 이상을 넘어간다고 합니다. 식당이 별을 달면, 호텔에 숙박하는 국내외 손님도 늘어나는 데다가, 호텔내 다른 식당까지 매출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미슐랭 '별'의 경제적 가치가 엄청나다보니, 매년 가이드가 발표될 때마다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달 '미슐랭가이드 서울 2020' 발표즈음엔 뒷돈 거래 의혹이 불거졌고, 프랑스에선 "평가 기준이 뭔지 명확히 밝히라면서" 유명 셰프가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별을 하나 따기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폐업하거나, 오히려 더이상 미슐랭에 연연치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달면 매출 수직 상승…집값도 올라


고든 램지 셰프. /AFPBBNews=뉴스1
고든 램지 셰프. /AFPBBNews=뉴스1

영국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는 지난해 자신의 식당이 미슐랭 3별을 받자 "미슐랭은 식당판 오스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쨋거나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는다는건 요식업계에서 큰 영광으로 여겨진다는 얘기입니다.

미슐랭 별 하나는 단순한 영광 외에도 각종 경제적 효과를 야기합니다. 로부숑 셰프가 말한 것처럼 식당의 매출 상승은 물론이고, 식당 음식값과, 주변 식당들까지 모조리 음식값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현상, 집값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BBC는 런던 동쪽의 엘로리라는 식당은 개업 11개월만에 미슐랭 별을 한개 받았는데 이후 매출이 30% 넘게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이 식당은 별을 달고도 1년여 만에 문을 닫긴 했지만, 가이드에 올라간 이후 3개월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월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에서 식당이 별을 한개씩 받을 때마다 인근 부동산 중간값이 0.5%(약 1141달러)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슐랭 별과 경제적 번영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슐랭 별이 지역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은 뉴욕에서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들의 음식값을 3년간 분석해, 별 한개에 음식값 14.8, 두개는 55.1%, 세개는 80.2%나 가격이 올랐고, 인근 식당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미슐랭 식당의 음식값은 평균 25%, 인근 식당들도 가격이 5~13%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포천지는 "미슐랭 별을 따는 순간 그 식당에 이전보다 더 뛰어난 인재들이 일자리를 얻으려 몰린다"면서 "음식과 서비스를 비롯한 전반적인 질도 자연스레 올라간다"고 했습니다.

별을 달고 얻는 것만큼 반대로 잃었을 경우엔 심각한 타격도 받습니다. 인디펜던트 아일랜드판은 더블린의 피츠윌리엄호텔의 식당이 2015년 미슐랭 별을 잃은 후 매출이 76% 급감했고, 결국 1년만에 폐업했다고 전했습니다. 수년간 미슐랭 별을 받던 곳이지만, 강등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법원에 등장한 '치즈 수플레'...오바마 '초밥집'도 빠져


'검은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유명 셰프 마르크 베라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올 1월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된 이유를 밝히라면서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FPBBNews=뉴스1
'검은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유명 셰프 마르크 베라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올 1월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된 이유를 밝히라면서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FPBBNews=뉴스1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법원엔 폭신한 구름 같은 모양의 '치즈 수플레'가 증거자료로 등장했습니다.

이날 '검은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유명 셰프 마르크 베라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올 1월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된 이유를 밝히라면서 "평가원이 치즈 수플레에 영국산 체다치즈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되고 미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만든 치즈 수플레를 법원을 들고 나타난 것입니다.

그는 “미슐랭 평가단이 노란색 향신료 사프란을 체다 치즈로 착각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체다게이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날 법원에 주방에서 치즈 수플레를 만드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여태껏 총 9개의 미슐랭 별을 받았던 베라는 "올 1월 강등 소식 이후 6개월간 한숨도 자지 못했고, 우리 팀원들도 모두 울었다"면서 "이번 싸움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CNN은 미슐랭 가이드가 지난달말 발표한 일본판에서 별 세개를 받은 초밥집을 빼기로 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07년부터 매년 미슐랭 별 3개를 받아온 일본 도쿄의 '스키야바시 지로'가 더이상 일반 예약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이드에서 빠지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초밥집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4년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방문해 유"내 생애 최고의 스시"라고 극찬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미슐랭측은 "누구나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 더이상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미슐랭 가이드 단골이었던 식당이 맛도 아닌 다른 이유로 갑자기 빠진 것에 석연치 않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미슐랭의 효과보다 무서운 '저주'...'탈퇴' 선언하는 셰프들


영국 최연소 미슐랭 스타 셰프이자 고든 램지 스승으로 유명한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셰프. /사진=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SNS.
영국 최연소 미슐랭 스타 셰프이자 고든 램지 스승으로 유명한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셰프. /사진=마르코 피에르 화이트 SNS.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미슐랭 스트레스에 아예 '탈퇴'를 선언하는 셰프들도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 셰프 고든 램지의 스승이자, 영국 최연소(26세) 미슐랭 스타셰프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는 1999년 별 세개를 모두 반납하며 미슐랭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그들은 타이어를 팔면 되고, 난 요리를 팔면 된다"면서 "각자 필요한 사이가 아니니 할일을 하면 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2003년에는 프랑스 셰프 베르나르 루아조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미슐랭가이드 발표 수개월 전부터 별 세개에서 두개로 강등될 것이란 소문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면서 입니다. 그는 수십억원의 빚을 갚지 못할 것을 두려워 했지만, 정작 얼마뒤 발표된 가이드에서 그는 별 세개를 유지해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는 호주 미디어 재벌의 딸로 유명한 셰프 스카이 진젤은 유명 식당을 그만 두겠다고 밝히면서 "미슐랭의 저주에 지쳤다"고 했고, 지난해 2월에는 프랑스의 유명 셰프인 세바스티앙 브라가 18년간 유지한 별 3개를 반납하고 "더이상 요리를 감시받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습니다다. 하지만 미슐랭 가이드 2019년판에는 그의 식당이 별 한개가 강등 당한채 그대로 실리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한국에서는 어윤권 셰프가 미슐랭측을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그 역시 가이드 등록을 거부했는데 무시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비밀주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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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가이드가 매년 논란을 빚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고수하는 '비밀주의' 때문입니다. 손님으로 가장한 비밀 평가단이 직접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평가를 내리는데, 이들의 규모나 신상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부쳐집니다. 주로 유명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근무했거나, 요식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것으로만 알려져있습니다.

실제로 평가를 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는 데다가 평가 등급에 불만이 있어도 항의할 수 없는 구시대적 제도가 많은 불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파견되는 평가단이 과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고유 음식을 제대로 평가하는 지도 의문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요식업 전문매체 이터(Eater)는 2016년부터 미슐랭가이드가 미국 워싱턴,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 한국 서울, 대만 타이페이, 태국 방콕 등 수많은 지역으로 가이드를 내놓고 있다면서 제대로된 평가가 되는 의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증가하는 이유는 각국 정부와 연간 수억, 수십억원에 달하는 여행 관련 스폰서십을 맺으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미슐랭은 누군가에겐 매출 상승과 관광객 증가라는 축복을, 누군가에겐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는 저주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요즘 같은 시대에 1900년대 '비밀주의' 평가방식은 점점 더 큰 불만만 부를 것이란 점입니다.

※미슐랭가이드는?
1889년 앙드레 미슐랭과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가 자신들의 성을 딴 타이어 회사를 설립했다. 미슐랭 가이드는 1900년에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위한 맛집 및 숙박 안내서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프랑스에 있는 자동차를 다 합치면 3000여대 수준. 그저 맛집 좀 찾아다니면서 차를 많이 타고, 그래서 타이어 좀 많이 닳게 만들라는 의도로 공짜로 뿌리던 책이었다. 가이드에 별점 제도가 등장한건 1931년이다. 이때부터 훌륭한 요리를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식당엔 별 3개, 조금 멀어도 찾아갈 가치가 있을 정도로 요리가 훌륭한 식당은 2개, 요리가 훌륭한 곳은 1개를 주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2월 6일 (15: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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