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영결식

사회부

부산=노수윤 기자

부산시와 부산공무원노조가 9일 시청 후문 광장에서 고(故)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영결식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청)

부산시와 부산공무원노동조합은 9일 시청 후문 광장에서 고(故) 정경진 전 행정부시장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은 직원과 유가족, 조문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 영결사, 조사,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에서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 친구들과 시간을 못 보냈다. 이제는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일하면서 마음 아프게 한 분들 계시면 제 부덕이지 아무런 사심 없었다”는 정 전 행정부시장의 퇴임식 때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참석자들이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오거돈 시장은 영결사에서 “그분은 저를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세상을, 부산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꿈을 접고 저를 선택했을 때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동지를 얻었다”면서 “그러나 저는 무엇 하나 그 사람을 위해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이제 그럴 기회조차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경진 부시장은 입버릇처럼 부산은 아직 그 진가가 드러나지 않은 도시라 했다.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지만 아직 그것을 다 보여주지 않은 도시라 했다”면서 “우리가 하겠다. 당신이 추구하던 가치와 이상은 살아있는 우리가 짊어지겠다”고 덧붙였다.

여정섭 부산공무원노조위원장은 조사에서 “모든 직원에게 항상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셨고 직원 복지를 위해서라면 두말없이 들어주셨던 당신! 내가 평생 자랑하는 건 우리 직원들이 3년 연속 뽑아준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이라던 당신!”이라며 “늘 겸손하고 소탈하게 세상을 대했고 참으로 정 많고 가슴이 따뜻했던 당신! 너무 보고 싶다”며 흐느껴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장남 정해욱 씨는 “아버지는 ‘부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애틋해 했다. 힘든 병상에서 몇 차례나 의식을 잃고 깨어나 의료진이 ‘여기가 어디냐’ 물으면 ‘시청’이라고 답하셨다”면서 “아버지 육신은 가시지만 그 마음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故) 정경진 전 행정부시장은 1959년 경남 남해 출생으로 부산상고와 동아대를 졸업했다. 1983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 국무총리실, 대통령비서실, 행정자치부와 부산시 주요 요직을 거쳐 2014년 행정부시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5일 골육종으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