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판검사·장관 불기소 이유 인터넷에 공개해라"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법무부청사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10차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김남준 위원장, 이하 개혁위)가 국회의원 등 관련 사건에 대해선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혁위는 9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국회의원·판검사·장차관 등 중요사건의 검찰 불기소결정문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들이 열람·검색할 수 있도록 법령을 마련하라는 '10차 권고안'을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불기소결정문에는 검사가 사건을 수사했으나 기소하지 않은 이유가 담겨있다. 이 때문에 불기소결정문이 공개되면 검찰권 행사의 적법성 및 불기소처분의 적정성 여부를 용이하게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 개혁위의 설명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개혁위는 불기소결정문 공개 대상으로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국회의원 등 국가의 정무직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등 지방자치단체 정무직 공무원 △법관·검사 △4급 또는 4급 상당 이상 국가 공무원 및 지방공무원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 관심을 받는 사건 등으로 선정했다.

개혁위는 고위 공무원에 대한 불기소결정문 공개시 피의자는 물론 변호인의 소속과 성명도 원칙적으로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건관계인의 실명 등 개인정보 유출이나 모방범죄 우려가 있을 경우 비실명, 가림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 규정을 마련토록 했다.


개혁위는 "중요사건에 대한 불기소결정문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검찰권 행사의 투명화로 검찰 외부의 민주적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며 "전관특혜의 사법 불신을 제거하고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혁위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수사증거 등 수사기록을 PDF 등 형태로 전자문서화하도록 '검찰보존사무규칙'을 즉시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각급 검찰청에서 보관하고 있는 형사재판확정기록과 불기소사건기록, 진정내사사건기록 등을 사건관계인 또는 참고인에게 열람·등사 허용할 때도 전자적 방법으로 송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칙 개정을 권고했다.

또 고소·고발사건의 피고소(발)인에게 고소·고발장 및 첨부서류를 공개하고, 불기소처분으로 종결된 사건의 관계인 또는 참고인에게 타인진술서류와 타인제출서류, 수사기관 내부문서 등에 대해 증거인멸 등 우려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검찰보고사무규칙'을 개정할 것도 권고했다.

법무부는 권고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추후 법무부의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