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국산 신농약 전 세계 1위 미국 시장 진출

'메티오졸린'이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잡초(새포아풀)를 완전히 제거한 모습./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잔디 제초제가 전 세계 1위 규모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농약 수입국인 한국이 전 세계 잔디 제초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 신농약을 수출하는 건 처음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목우연구소(대표이사 구석진)와 공동으로 개발한 잔디 제초제 '메티오졸린'이 지난달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상용화 승인을 받아 미국 수출길이 열렸다고 6일 밝혔다. 미국 환경청에 농약을 등록하는 건 미국 식약청(FDA)의 신약 등록에 준하는 일이라는 것이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메티오졸린'은 골프장과 스포츠 필드, 가정정원 등 잔디조성지에 쓰이는 제초제다.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듯이 잡초(새포아풀)만 방제해 제초효과가 탁월하다.

현재 골프장들의 골칫거리인 '새포아풀'은 방제하기 가장 까다로운 잡초로 꼽힌다.

최근에는 '새포아풀'에 기존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이 크게 발생해 방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메티오졸린'은 독창적인 화학구조와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져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새포아풀뿐 아니라 한지형 잔디에서도 새포아풀만 제거할 수 있다.

또 제초효과가 매우 느리게 발현돼 골프장 등 잔디조성지의 미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메티오졸린 살포 후 2주간 잔디조성지의 외관상 변화 없이 새포아풀의 생장만 저해하다가 4~6주 후에는 잔디가 차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의 김형래 박사와 고 유응걸 박사팀이 지난 2002년 메티오졸린을 벼 제초제로 개발했으나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지난 2007년 ㈜목우연구소로 기술이 이전되면서 잔디 제초제로서의 용도가 밝혀졌다.

이후 이 연구원의 고영관 박사팀과 ㈜목우연구소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메티오졸린의 대량생산공정을 공동으로 개발하게 됐다. 현재 국내·외 6개국에 관련 공정특허를 등록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전 세계 잔디 제초제 1위 규모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메티오졸린'. 상품명은 국내에서는 '포아박사', 국외에서는 'PoaCure'이다./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메티오졸린'은 지난 2010년 농촌진흥청 농약으로 등록된 후 '포아박사'라는 상품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누적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일본 농림수산성에 등록 및 출시된 데 이어 올해 드디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또 올해 중으로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상용화되며 점차 캐나다와 유럽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서만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의 이혁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정부출연연과 산업체가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진 신농약을 개발,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며 "이는 국내 신물질 연구개발(R&D)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