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항공기 띄울 ‘하늘길’ 정부가 열어줄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 참석해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CES 2020에서 "UAM 2028년 상용화" 전망…국내외 사업추진 계획 밝혀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수소차에 이은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에서 열린 CES 2020 미디어데이 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UAM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예상하면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UAM은 개인용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도로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 체증에서 자유롭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비행기처럼 활주로가 필요 없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우버와 협업으로 최초 개발한 PAV 콘셉트 모델 'S-A1'을 소개한 정 부회장은 사업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정부와 관련 법규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CES 행사장 찾은 국토부…관제, 기체개발 지원 계획 밝혀 이례적으로 CES 행사장을 찾은 정부 실무진은 정 부회장의 구상에 동의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현대차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도 UAM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에 미래드론교통과 신설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를 UAM 실현을 위해 중요한 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 2023년 시제기 개발, 2029년 상용화로 보고 있는데 이를 위해 기체개발 인증과 운영을 위한 관제 등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UAM 상용화를 위한 첫 단추로 관제 공역(하늘길 항로 설정) 인증을 꼽는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PAV를 만들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지 않으면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5월 발표하는 드론교통 5개년 계획에서 이와 관련된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UAM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기체를 원하는 곳에 이착륙해야 하는데 현재 도심에는 보안상 군이 설정한 항행제한구역이 많아 비행 자체가 어렵다”며 “계획을 만들면서 이런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6일(현지시간) CES 2020 미디어데이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 에어택시 S-A1 콘셉트 모델. /사진제공=현대차그룹

5월부터 발효되는 드론법, UAM 산업 기폭제되나김 실장은 기체개발과 관련해선 올해 5월 드론법(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 드론 자유화 구역을 지정해서 테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이 규정한 드론의 범위에는 항공안전법에 따른 무인비행장치와 무인비행기를 비롯해 원격, 자동, 자율 등 국토부령으로 정하는 방식에 따라 항행하는 비행체가 포함된다.

법이 발효되면 국토부장관이 지정한 시범사업구역에선 성능시험 및 개발, 안전기준 연구 등을 목적으로 한 드론 비행이 자유롭게 허용된다.

이와 함께 드론법에는 △드론창업 활성화 △드론첨단기술의 지정 및 지원 △드론교통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드론산업 관련 전문인력 육성 등 관련 규정이 포함됐다.

김 실장은 드론법이 발효되면 UAM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그는 상용화 문제와 관련해선 “안전성 문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 정부도 신중하게 보는 것 같다”며 “미국, 유럽연합, 유엔 등 항공당국과 협업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례적으로 CES 현장에 온 이유에 대해선 “UAM이 업계 노력만으로 실현될 수 없고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출발은 늦어도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