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곤 몰락 틈타 르노와 결별 수순 돌입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사진=AFP

닛산이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몰락 이후 르노와 20년 동맹 관계도 정리하려는 움직임에 착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닛산의 고위 경영진은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로부터의 잠재적 분리에 관한 비밀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이사회 변화는 물론 엔지니어링과 제조 분야의 독립을 포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복수 관계자는 "닛산의 매우 많은 고위 경영진은 르노가 닛산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닛산은 양사 동맹에서 무엇을 얻고 있으며 만일 분리될 경우에 무엇을 필요로할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르노와 닛산의 동맹, 즉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 1999년 닛산이 2조엔에 달하는 부채로 고전하고 있을 때 르노가 닛산 지분 35%를 사들이는 조건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탄생했다.

자본적 제휴를 맺은 셈인데 현재 르노는 닛산 지분 43.4%를, 닛산은 르노 지분 15.0%를 갖고 있다. 양사는 제조, 엔지니어링, 구매 등에서 협력해왔다. 또한 20년 전 르노가 닛산에 '구원투수'로 파견한 것이 곤 전 회장이다.

판매 차량 대수를 놓고 보면 최근의 상황은 역전된 것처럼 보인다. 2018년 기준 르노 그룹의 전체 차량 판매 대수는 388만4295대, 닛산은 551만6000대로 닛산이 르노를 훨씬 앞지른다.

닛산의 '독립' 움직임을 르노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FT에 따르면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그룹 회장은 양사 동맹이 여전히 잘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몇 가지 복합 프로젝트를 수 주 내 발표할 예정이다.

또 세나르 회장은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진짜 공유를 위해 더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나르 회장은 현재 닛산의 이사회에도 합류, 부의장으로도 활동중이다.

닛산이 만일 르노에서 분리된다면 글로벌 차 메이커 공룡들 사이 생존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따른다.

FT는 "완전한 결별은 두 업체들로 하여금 새 파트너를 찾도록 강요할 것"이라며 "차 업체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비용 및 차판매 감소로 고전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같은 FT 보도에 대해 르노와 닛산은 모두 답변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