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10% 줄여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가 100대 건설사에 작업현장 사망사고 10%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안전·보건 조치 소홀로 사망사고가 5건 이상 발생한 50대 건설사는 본사 특별감독을 받는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건설 등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와 건설재해 예방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은 16일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3일 제조업계와 만난 데 이어 이날 건설업계를 찾았다.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855명으로 전년 대비 116명 감소했다. 정부가 1999년 산재 사고사망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하지만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428명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많다. 추락, 부딪힘이 가장 많은 사고 원인이었다. 비교적 안전시설을 잘 갖춘 3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도 47명이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10대 건설사에서 93명의 사고사망자가 있었다. 이 중 5개 회사는 사고사망자가 10명 이상이었다.

고용부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사망사고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사업주 뿐 아니라 대표이사, 건설공사 발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도 산재예방 책임이 부여된다. 회사의 안전·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승인받아야 하는 대표이사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의 제조업 회사, 시공능력 평가액 1000위 이내인 건설업 회사 등으로 정해졌다.


도급인은 사업장 전체와 사업장 밖 장소에 대해 안전·보건조치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중 사업장 밖 장소는 추락, 붕괴, 감전 등 위험장소로 규정됐다. 건설공사 도급인은 타워크레인 등 위험기계를 설치·해체 작업할 경우 안전·보건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고용부는 이에 더해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망사고 감축 목표관리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사가 사망사고 건수를 전년 대비 10% 줄이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부는 이달 안에 100대 건설사로부터 감축 목표 및 안전관리 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고용부는 안전·보건 조치 소홀로 사망사고를 유발한 건설사에는 단계별 조치를 취한다. 가령 50대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각각 4건, 5건 발생하면 전국 기획감독, 본사 특별감독을 받는다.

고용부는 또 128개 공공기관에 대해 안전보건체제·계획을 평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1만개소를 상대로 건설업 감독을 실시한다. 추락 방지 조치, 개인 보호구 착용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고용부는 안전 시설이 부실한 소규모 영세사업장에 대한 지원은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영세사업장 위험요인 개선 예산으론 전년 대비 236억원 늘어난 1001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추락예방 효과가 입증된 일체형 작업발판 지원 규모는 554억원으로 전년보다 154억원 증가했다.

결혼이주여성은 안전교육 통역인으로 양성한다. 외국인 노동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노동자 사망자는 2016년 75명에서 2018년 114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장관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에 잘 정착된다면 사망사고 감축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솔선수범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