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賞주고 불법딱지…부처별 엇박자에 멍드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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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하 기자
  • 2020.01.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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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요·셔틀타요·딜리버리T·그레잇 등 줄줄이 사업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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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요가 리모델링 한 제주 도순 돌담집 전경. /사진제공=다자요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숙박공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다자요'는 7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직원 수는 올해 6명까지 줄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내 대표 혁신 스타트업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투자를 받고, 정부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불법 민박영업'으로 지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혁신 이름표가 불법 딱지로 바뀌자 사업 존속이 불투명해졌다. 다음 달 규제 샌드박스 심의 결과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동네 빈집을 리모델링해 관광숙소로 활용한다는 사업모델로 혁신성장 사례로도 꼽혔다가 지금은 불법 영업으로 찍혀 사실상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국내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특히 정부 예산을 써서 투자·지원한 스타트업을 다시 정부가 규제하는 사례들도 발생한다. 부처별로 스타트업 지원과 규제에 대한 '엇박자'가 나면서 혼란을 키우는 모습이다.


기관·지자체 혁신모델 선정·투자해놓고 '불법' 딱지


賞주고 불법딱지…부처별 엇박자에 멍드는 스타트업
다자요는 농어촌 지역의 늘어가는 빈 집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사업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관광객은 저렴한 비용에 특색있는 숙소를 쓸 수 있고, 지역민은 추가 수익과 동네 활성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해 초기 자본금 3000만원을 투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벤처사업' 대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농어촌 민박과 관련한 주무부처인 농림부에서 제동을 걸어왔다. 1993년 제정된 농어촌민박업 규정을 문제삼았다. 현행법 규정 상 농어촌 민박은 숙소에 집주인이 같이 거주해야 한다. 사람이 안 사는 빈집을 고쳐서 민박 시설로 활용한다는 사업모델이 불가능해졌다.

애초에 사업타당성을 따질 때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남 대표는 "제주혁신센터 등에서도 직접 민박업을 하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 후 위탁·중개만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걸릴 부분이 없다고 봤다"며 "오히려 낡은 규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잇달아 문닫는 모빌리티·핀테크 등 혁신 스타트업


모빌리티 분야 혁신 스타트업으로 꼽혔던 딜리버리티는 수 개월째 사업을 시작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딜리러비리티는 빈 택시를 활용해 작은 소포 같은 물건을 보내는 ‘택시배송’ 서비스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 기업으로 선정, 기술보증기금에서 1억원 매칭투자와 7억원 융자보증까지 받았다.

그러나 사업은 첫 발도 못 뗐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서 현행 법상 택시로 작은 물건을 배송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화물이나 퀵배송 업계 등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에도 부딪혔다. 시범 운영 계획을 세우고 택시기사 1000명을 확보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현재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신청 결과를 대기 중이다.

남승미 대표는 "기존 규격 화물보다 작으면서 오토바이 배송은 어려운 지역에 주목한 사업구조로 투자까지 받았는데, 지금은 사업화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국내 1호 온라인 환전사업자인 그레잇은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초기에는 방문 환전 서비스와 24시간 환전예약 등 번거로운 절차를 줄인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가입자 수는 10만명을 넘기도 했다.

그러자 인천공항공사가 불법 영업을 이유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국가계약법에 근거해 공항 내 외화 전달 서비스를 하려면 경쟁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신규 사업 확장도 어려웠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이용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외국인 서비스는 먼저 국내 은행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는 지침을 받았다. 온라인 사업자에게 오프라인 은행 같은 체계를 갖추라는 관행적인 요구였다.


불법·편법 업체들 방치해 문 닫는 스타트업


어린이 학원차량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 모습. /사진제공=에티켓
어린이 학원차량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 모습. /사진제공=에티켓
학원 간 공유셔틀을 운영했던 '셔틀타요(회사명 에티켓)'는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하다가 지난해 결국 모든 사업을 중단했다.

셔틀타요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어린이 학원차량 공유 모델을 개발했다. 2015년 시행된 '세림이법'에 따라 모든 학원차량에는 어린이를 보호할 동승자가 의무적으로 탑승해야 했다. 동승자 1명당 월평균 150만원이 들어갔다.

셔틀타요는 남는 차량과 인력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최적화 하는 시스템을 개발, 어린이 안전을 확보하면서 학원들의 비용부담을 30~40%씩 줄였다. 사회적 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등에서 누적 50억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원차량업체들은 하나둘씩 불법·편법 운영을 시작했다. 이전처럼 동승자 없이 운행하거나 차량을 규제 대상인 9인승 이상 승합차에서 7인승으로 바꾸는 식이었다. 정부의 단속이 미흡한 가운데 셔틀타요는 경쟁력을 잃어갔다.

손홍탁 에티켓 대표는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법을 만들어 놓고 정작 불법·편법을 방치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됐다"며 "똑같이 법을 어길 수도 없고, 전부 지키자니 현실적으로 수익경쟁이 안 됐다"며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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