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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목소리가 그 따위냐"...명절에도 멈추치 않는 '고객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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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준 기자
  • 2020.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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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는 A씨(27)는 올해 설 백화점 출근이 걱정이다. 지난 설에 한 고객에게 "직원이 길도 모르냐. 그렇게 멍청하니 경비일이나 하지"라는 폭언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3년째 홈쇼핑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B씨(34)도 올해 설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건 일찌감치 포기했다. 설을 겨냥한 상품들이 명절에도 계속 방송되기 때문이다. "넌 여자가 왜 목소리가 그따위냐"는 폭언도 이젠 무덤덤해졌다.

모든 사람이 설이 반가운 건 아니다. 백화점이나 홈쇼핑 같이 명절에도 계속 일해야하는 서비스직 노동자들에게는 설은 또 다른 고객 갑질을 마주해야할 지도 모르는 평범한 날이다. 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고객의 갑질에 노출돼있다.

26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 법은 처벌보다는 예방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항상 을(乙)일수 밖에 없는 서비스직이 있는 현장에선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과 장애에 대한 사업자의 예방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이다. 고객 응대 매뉴얼 등을 사업장에 필수적으로 비치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하지만 감정노동자 보호법의 실효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8년 10월 법시행 이후 그동안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은 단 2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된 '롯데백화점 롯데리아 고객난동' 사건에서도 법의 미비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0일 오후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리아에서 한 고객이 보안요원에게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는 등 고객갑질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해당 고객에 대한 맹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보안 협력업체 직원들은 회사 내 고객 응대 매뉴얼대로 상황을 대처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A협력업체의 '고객 응대 근로자 보호 매뉴얼'에는 대면 폭언·협박시 고객에게 △중지 요청 △녹음·녹화 사실 고지 △책임자 보고 △관련 법규로 처벌 가능하다는 내용 공지 △경찰 신고 등 절차를 밟도록 기재돼있다.

이날 사건 동영상속 보안요원들도 고객이 욕설을 하고 심지어 빰을 때려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한 보안업체 직원은 "갑질 상황이 발생하면 보안직원들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빨리 경찰에 넘기는 일"이라며 "그냥 '운이 나빴다'면서 자기 자신한테 위로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특히 하청업체 직원이 피해자일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으로 사업주가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의무가 생겼지만 하청업체에게까지 이행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원청 사업자가 하청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법 보완이 필요하다"며 "보안요원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업 하청직원들이 백화점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을 다른 회사라고 외면하는 건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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