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로또' 과천지식정보타운, 희망고문 언제까지…

'과천제이드자이'(S9블록)를 시작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공동주택 분양이 시작됐으나 정작 민간분양 단지는 기약이 없어 실수요자의 '희망고문'이 길어지고 있다. 12·16대책으로 내달부터는 거주지역 우선 적용 요건이 2년으로 강화돼 청약을 노리고 과천으로 전입한 이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동 시행하는 공공분양단지 과천제이드자이는 오는 21일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고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선다. 분양가 협의가 길어져 당초보다 9개월 가량 일정이 늦어졌다.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단지는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GS건설이 자본출자·설계·시공을 맡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아파트다. 소형타입 위주로 총 647가구 중 특별분양분이 80%에 달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130가구에 그친다. 이 때문에 청약 실수요자들은 민간 분양 단지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50%가량 공정이 진행된 '과천푸르지오 벨라르테'(S6블록)가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월 과천시에 3.3㎡당 2508만원에 심사를 신청했으나 과천시 분양가 심사위는 2205만원에 상한분양가를 의결했다. 대우건설은 이에 반발,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에 따르면, 심사 당시 인근 지역의 주택매매가격은 3.3㎡당 3033만원으로 과천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가는 시세 대비 70% 미만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민간택지에서 후분양한 '과천 푸르지오써밋'의 분양가는 3998만원으로 4000만원에 육박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이 '경기도 로또'로 불리는 이유다.

S6블록은 대우건설이 LH로부터 분양받았으나, 택지를 개발한 대토를 받은 토지소유자들 지분이 51%에 달한다. 태영건설, 금호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다보니 공동사업자 간 의견조율과 협의도 만만치 않다. 대우건설은 특히 S6 외에도 S1, S4, S5블록 등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분양할 부지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S6블록의 분양가가 다른 부지의 분양가와 직결돼 섣불리 양보할 수 없다. 민간분양 아파트는 공공분양보다 마감재 등 건설원가도 더 높다.


이래저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김종천 과천시장이 대우건설 백정완 주택사업본부장을 만나 S6 블록의 조속한 분양을 요청했지만 대우건설은 "현재 분양가로는 수익성이 낮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분양가에 대한 재검토를 다시 요청하기도 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공동주택지구

여기에 국토부는 당초 일반분양으로 계획된 과천지식정보타운 S2블록까지 지구계획을 바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하려다 과천시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과천시는 다른 블록의 공동주택 분양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일반분양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바꾸면 그간 분양을 기다린 주민 피해가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 과천은 지식정보타운 분양을 노리고 거주지역 우선분양요건을 채우기 위해 전입한 무주택자가 늘어 전세 물량 부족과 전세가 급등이 극심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12·16 대책에 거주지 우선 분양 요건을 1년 거주에서 2년 거주로 강화하기도 했다. 과천 제이드자이 이후 거주지 우선분양 요건이 강화되는 데다 분양 일정까지 불투명해 실수요자의 희망고문은 더 길어졌다.

과천지식정보타운 1순위 청약을 위해 지난해 4월 과천으로 이사왔다는 신혼부부는 "거주 의무기간이 2년으로 늘면 1순위가 되기까지 1년 이상 더 기다려야 하고 그렇다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도 2년을 살아야 1순위가 된다"며 "청약하려고 몇년을 허송세월해야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원의 지식정보타운 조성부지는 총 22만3599㎡ 규모로 LH와 대우건설, 태영건설, 금호산업 등이 시행을 맡아 8433가구를 공급한다. 사업비는 총 1조684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