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온라인서 사세요"…대형마트, 온라인에 맞선 생존법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이 온라인몰 '마트직송' 캠페인을 알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뉴스1

위기를 맞은 대형마트가 출구 전략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채널과 비교해 강점이 있는 '매입력'을 통해 상품을 강화하고 쇼룸으로 매장을 사용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세우면서 대형마트 재도약의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과 온라인 유통 성장 등 소비 트렌드 변화로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영업적자(299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적자 1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적자의 늪에 빠졌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24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며 유통산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소비자들은 마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마트는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신선식품 강화다. 신선식품은 매입력·선별력·유지력 등에서 대형마트가 e커머스를 압도해 대형마트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홈플러스는 2017년부터 '신선의 정석' 캠페인을 통해 신선식품을 강화했다. '신선 A/S'도 진행해, 고객이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조건 없이 신선식품을 교환·환불해주고 있다. 롯데마트도 '대한민국 산지뚝심'이라는 이름으로 우수 산지 생산자들의 상품 발굴에 팔을 걷어 부쳤다.

/사진제공=롯데마트

이마트는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취지에 공감, 협력하며 신선식품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나섰다. 지금까지 선보인 상품은 강릉 양미리, 못난이 감자, 장수 사과, 훈연 여수국물멸치, 영천 돼지고기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매출도 최대 815%나 급증했다. 이마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사태로 러시아 킹크랩이 중국 대신 한국으로 입국하자, 20톤 물량을 확보해 13일부터 판매에 나섰다.

매장을 더 이상 '판매장'이 아닌 '쇼룸'으로만 여겨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도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몰을 위한 '쇼룸'으로 활용해 온오프를 융합하는 전략을 세웠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의 쌀·생수·세제 등 무거운 제품과 채소·축산·수산 등 신선하게 운반해야 하는 상품 옆엔 '온라인몰에서 사라'는 취지의 안내판이 붙었다.

문화센터 강좌를 내세워 소비자들 유혹에도 나섰다. 이마트는 올 봄 강좌에 유명 유튜버와 인스타그래머 등 유명인들을 강사진에 대거 추가했다. 롯데마트는 시니어 세대에 주목해 '시니어모델 클래스', '지금은 트로트 시대! 미스, 미스터 트로트 노래 교실' 등을 준비했다.

동시에 마트들은 온라인 쇼핑 부문 강화와 이를 위한 물류센터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3개 수준인 온라인전용 자동화물류센터를 장기적으로 2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2021년까지 모든 점포를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만들고, 온라인 주문량이 많은 지역에는 도심형 온라인 물류센터인 풀필먼트센터를 지어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3월, 그룹 차원에서 7개 유통 계열사(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롭스·닷컴)의 온라인몰 상품을 모은 새로운 쇼핑앱인 '롯데ON'을 선보여 온라인 채널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 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이 매입력·선별력·유지력 등에서 온라인쇼핑이 대형마트를 절대 따라올 수 없기에 대형마트 최후의 보루"라며 "마트들은 앞으로 이 장점을 끌고 나가면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이커머스 등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