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모펀드 정책 실패 아냐…한발짝 나아가야"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융감독원과 함께 사모펀드 실태점검 등을 실시, 이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2020.2.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동기가 더 위험할 수 있지만 석기시대에 머무를 수는 없다. 사모펀드도 마찬가지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14일 라임 사태 재발을 위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에 대한 브리핑 자리에서 이 같은 소견을 밝혔다. 라임 사태가 2015년 사모펀드 규제 대폭 완화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에 따른 답변이다.

이번 라임 사태가 라임자산운용 일부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 기형적 구조에 따른 특수 사태라고 판단한 만큼, 사모펀드 활성화 기조를 되돌릴 뜻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 대책에서 금융당국은 △상환‧환매를 제약하는 만기 미스매치 구조 △복잡한 복층‧순환 투자구조 △TRS 계약을 통한 레버리지 확대 3가지를 주요 문제점으로 꼽고 이에 대한 재발 방지 방향만 제시했다.

김 정책관은 "사모펀드에 대한 여러 제도 마련할 때 완벽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후에 발생할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고 일부 미흡한 점 인정한다"면서도 "사모펀드의 문제점보다는 모험자본 공급 순기능을 먼저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비유를 들어 사모펀드 시장 규제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청동기가 살인과 상해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인류 발전을 위해서는 석기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모펀드도 규제 시 철학이 필요하다. 이런 사고로 인해 한발짝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영영 사모펀드를 못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라임 사태 이후 전수조사 한 결과 일부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일부의 문제를 제도개선의 탓으로 연결·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모펀드 규제를 예전처럼 강화시키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도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예상치 못한 미비점 등에 대해서는 보완방안을 마련해 향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3월중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