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GDP쇼크'까지...출구 없는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아베 신조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경제성장률 쇼크까지 덮치며 궁지에 몰렸다. 아베 편이었던 극우매체들도 비판을 가하는 등 지지율이 최악을 향하는 데다가,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 여파...5년래 최악의 낙폭



17일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5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일본의 4분기 실질 GDP는 연율 환산으로는 6.3% 감소해 2014년 2분기(7.4% 감소) 이후 5년 만에 가장 나빴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일본의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연율 3.8% 하락세를 예측했었다.

이번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월 소비세 인상을 한 데다가 대형 태풍과 따뜻한 겨울로 인해 소비가 침체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극우도 비판 가세...아베, 최악의 지지율

요코하마항에 정박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오는 19일까지 하선을 금지하고 선내 승객을 격리시키면서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로인해 아베 총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굳건하던 아베 총리 지지율도 코로나19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덮치면 아베 총리에겐 출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 내각 지지율은 41%로 지난달보다 8.3%포인트나 떨어졌다. 2018년 사학스캔들로 인해 9.4%포인트 떨어진 후 3년만에 최대 하락치였다.

코로나19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우려한다는 응답도 82.5%에 달했다.

이날 일본 ANN의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 지지율이 40%에도 못미치는 39.8%로 집계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우군이었던 극우성향 매체 및 인사들도 그에게 비판을 가하는 실정이다.

산케이신문은 13일 기준 바이러스 감염자가 200명을 넘고 첫 사망자까지 나오자 지난 15일 사설에서 "정부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면서 "국내서 대유행 조짐이 나왔는데 왜 정직하게 말하는 것을 주저하는가. 국민이 알기 쉽게 설명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크루즈선내 감염자는 350명을 넘었다.

아베 총리가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산케이 신문은 "과연 그런지 의문"이라면서 "대형 크루즈선 대응으로 일본의 이미지가 망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극우 성향 작가로 알려진 하캬타 나오키도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충분치 않다"며 "정부는 무능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고개 숙인 아베...또 지갑 여나

고개 숙인 아베 총리. /AFPBBNews=뉴스1

"사과를 드리며, 앞으로 불규칙한 발언은 철저히 삼가도록 처신하겠다"

아베 총리도 결국 지지율 하락 폭풍에 이날 국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2일 야당 의원의 질문에 "의미 없는 질문"이라며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한 사과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에 경기 침체 우려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했고,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GDP 성장률 쇼크는 2014년 인상 때보다 하락폭이 적으며 경제는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같은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코로나19 확대는 일본 경제 최대의 불확실성이며 어떠한 조치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추가 부양책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GDP쇼크는 태풍 등 날씨탓이 컸다"면서 "젊은 층이 공유서비스를 많은 쓴 것도 원인"이라며 다른데서 원인을 찾기에 바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아베 정권이 또다시 경기 부양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