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신뢰 회복 위해 좋은 규제 필요"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가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유럽연합) 집행위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AFP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좋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한 글에서 "사람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들은 제도나 기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페이스북의 사업에 해를 끼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페이스북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며 "이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인 만큼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 마련를 위해 페이스북의 콘텐츠 감시 시스템을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규정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데 페이스북 같은 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에 모든 제안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 등 서로 상충하는 사회적 가치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책임을 회사가 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규정 마련이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규제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명확한 규칙이 모두에게 더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한 자사의 노력을 담은 13페이지 분량의 백서를 발간했다. 그동안 스스로 해로운 콘텐츠에 대한 규제 제정과 온라인 플랫폼의 법적 책임 범위, 집행을 관장할 새로운 규제기구 등을 요청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기고문과 백서 발간은 미국 거대 IT(정보기술) 회사 CEO들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EU집행위원들을 만나기 앞서 이뤄진 것이다.

티에리 브르통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은 이 같은 제안에 "페이스북이 해로운 콘텐츠를 삭제하는 아이디어와 EU의 경고를 대처하는 과정이 너무 느리다"며 "페이스북은 책임 문제에 더 구체적이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대 IT 기업들이 혐오 발언과 허위 정보를 적절히 제한하지 못한다면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