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측 "도주 우려 없어 풀려나야"…보석 취소에 불복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이뤄진 보석 취소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복 절차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25일 항소심 재판부의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장을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심이 결정한 보석 취소 사유는 '도주 우려'라고 사료된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전직 대통령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지 않는 이상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24시간 밀착경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인력이나 전직 대통령 비서실 근무자들 모두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지위를 감안할 때 주거가 일정하다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몰래 해외로 도주할 수도 없고, 국내에 숨어 지낼 수도 없음은 너무나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당한 법원의 (조건부 보석) 결정에 대해서도 모두 용인하고 이를 준수해왔다"며 "가택연금 형태의 보석은 민주국가에서는 다신 허용돼선 안 되는 반헌법적·반형사소송법적 조치인데, 이를 모두 수용한 피고인에게 선고와 동시에 '도주 우려'를 이유로 보석을 취소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10만 페이지가 훌쩍 넘는 방대한 기록이나 다양한 쟁점에 관한 법리판단,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라는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위법성의 측면을 차치하고 현실적 측면에서도 원심 결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면서 그동안 허가됐던 보석을 취소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보석 취소 사유로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