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간숙주 천산갑, 밀거래 급증…코끼리 상아보다 비싸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사진 = 바이두

중국 연구진이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 지목한 천산갑의 밀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인 야생동물사법위원회(WJC)는 천산갑의 비늘과 고기를 노린 밀거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WJC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밀거래된 천산갑 비늘 228톤을 추적했으며 이는 천산갑 수만 마리 분량이다.

WJC의 사라 스토너 정보국장은 "천산갑 밀거래량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암거래 시장에서는 코끼리의 상아보다 천산갑 비늘의 거래량이 더 많다. 비늘 암거래량의 55%가 관계된 나이지리아가 주 수출국"이라고 밝혔다.

WJC의 이번 조사에서는 천산갑 암거래 중 500킬로그램이 넘는 암거래만 대상으로 했다. WJC는 소량으로 거래되는 천산갑 비늘과 고기 등을 포함하면 암거래량은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산갑 비늘로 만든 장신구(위)와 약(아래). /사진 = 바이두

WJC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과 베트남이 천산갑 비늘의 주 수입국이다. 포획으로 아시아 천산갑의 수가 급감하면서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천산갑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산갑 비늘 밀거래가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코끼리 상아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국제 범죄조직들이 천산갑 비늘을 대체재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천산갑 고기와 비늘은 귀한 약재로 수요가 많다. 천산갑의 말린 고기는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비늘을 말려 만든 가루는 중의학의 고급 약재 중 하나다. 비늘에 화려한 장식을 붙여 장신구로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베이징뉴스, 황망 등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남중국농업대 연구진은 천산갑에서 분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서 추출한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라 박쥐가 아닌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