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것이라면 천마스크 소독해서라도 써라"

지난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코로나19(COVID-19)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는 아직 없고 기술이 개발돼도 방역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28일 나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응 TF(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는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2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개발됐다는 보고는 있지만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자가진단키트가 있더라도 사용하기에는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가진단키트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 독감"이라며 "본인이 쉽게 검사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더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민감도나 특이도가 (현재 사용하는) 분자진단법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독감이 신속진단키트 중 제일 성능이 좋다고 생각되는데 민감도나 특이도가 70%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명의 환자가 발생해서 검사하면 7명은 진단이 되지만 3명은 놓친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이 3명은 본인은 음성이라고 생각하고 돌아다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그렇게 되면 이 3명에 의해 지역사회 감염이 생기는 것은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신속진단법으로 검사하게 되면 놓치는 환자도 나올 것이고 환자가 아닌데도 진단되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라며 "굉장히 큰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을 거"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해진다면 자가진단키트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런 신속진단키트는 분자진단키트의 백업(보조)고 써야 한다"며 "지금보다 검사 요구도가 훨씬 더 많아져서 분자진단법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정도가 되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고위험군 위주로 선별하는 데는 일부 쓸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민들이 마스크가 없어서 몇 번 쓴 일회용 마스크를 알코올 등으로 소독하고 말려 다시 사용한다는 사연에 "원칙적으로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마스크가 없는 만큼 차라리 천 마스크도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목적이 공기 중의 바이러스보다도 비말을 통한 큰 입자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침방울 등을 막는 데에는 천마스크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천마스크는 본인이 본인 것만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분명히 세탁해 쓰거나 소독해 쓰는 것도 가능하다"며 "마스크를 안 쓰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