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반려견 '양성' 판정…감염은 불투명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반려견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홍콩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견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2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농림수산자원환경부는 "한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약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홍콩 당국은 "검사를 위해 반려견의 입, 코와 항문에서 샘플을 채취했다"며 "약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은 사실이나 이 반려견이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아 코로나19의 감염원으로 보는 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개가 코로나19의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이 반려견에 대해 다각도에서 심층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반려견용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한 반려견. /사진 = 데일리메일

WHO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코로나19의 숙주가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HSI의 피터 리 박사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의 감염원이라는 근거없는 소문으로 동물들이 학살당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를 퍼뜨릴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반려동물을 살처분하거나 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우한과 허베이·산시 등에서는 반려견·반려묘를 처분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중국 허베이에서 공안 요원이 "코로나19를 확신시킬 수 있다"며 산책 중이던 푸들을 때려 죽인 사건도 발생했다. 허베이의 일부 지역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반려동물의 산책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칙이 발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