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5% 폭락에 코스피·美 선물 4%↓…"추가 하락 가능"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제 야간시장에서 유가가 25%가 폭락하면서 코스피지수와 미국 증시 선물이 4% 이상 급락하고 있다.

9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현재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정규장 대비 25.56% 떨어진 30.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에서 추가감산 합의가 불발된 데다, 감산을 반대한 러시아에 보복하기 위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치킨게임을 예고한 탓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공사 아람코는 당장 다음달부터 일일 생산량을 100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람코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970만배럴이다. 사우디가 1000만배럴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유가 하락에 미국 증시선물은 4%가 넘게 떨어지고 있다. S&P500선물은 4.49% 하락 중이고, 미니나스닥은 4.82%가 급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며 4.01% 떨어진 1956.6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6927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고 있다. 외국국인은 최근 한달간 6조4066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기관도 1966억원 순매도 중이다. 개인은 8403억원을 순매수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바닥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COVID-19)로 유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공급까지 늘어나니 유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증시는 셰일기업들이 많아 유가에 민감하고, 미국 증시 하락은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도 지난 주말 유럽,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어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7375(8일 오전 9시 기준)명으로, 한국(7382명, 9일 0시 기준)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망자는 366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미국에서는 지난 주말, 수도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양성환자가 나오고 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37명(사망 21명)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시점이 중요한데, 확산이 계속되면 주가는 더 빠질 수 있다"며 "지수 하단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증시 반등 요건은 정책 공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