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억 빠지는데 수도권 부동산 풍선효과?

2008년 리먼사태 이후 4개월간 집값의 20%가 하락했던 재건축 대장주 '은마' 아파트/사진=머니투데이DB

강남에서 고점 대비 5억원 하락한 가격에 실거래된 아파트가 나온 반면 군포, 안산, 인천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는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된만큼 비규제 풍선효과도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글로벌 증시가 급격히 조정받는 한편 실물경제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남은 수억 내린 급매물 나오는데 인천 등 수도권은 상승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가 16억원(8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대비 5억원가량 실거래가격이 빠졌다. 재건축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압구정동에서도 '미성2차' 74㎡가 19억원에 나오는 등 급매가 등장했다.

반면,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경기도에선 비규제지역인 군포 아파트 시세가 1.19% 급등했다. 금정역 GTX 호재로 주변의 저평가된 주공단지들 위주로 가격이 뛰었고 산본동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안산 단원구도 1%, 인천 연수구와 용인 수지구도 각각 0.6%, 0.58%씩 상승했다.

특히 인천은 2008년 6월 23일(0.48%)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GTX-B 기대감으로 송도 일대 단지의 매물이 들어갔고, 높은 호가에 다시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송도국제업무단지에 들어서는 '송도더샵센트럴파크3차' 분양 단지로 인해 주변의 기존 단지들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주식시장과 주택시장 상관계수 0.87...풍선효과 지속성 의문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가가 하락하면 집값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코로나 사태가 최악의 순간으로 이어진다면 수도권 일부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풍선효과도 오래가기 힘들고, 강남 아파트시장과 동조화할 가능성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주택가격과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87에 달한다. 주식 시장과 주택가격은 결국 시차를 두고 동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2008년 10월 리먼사태가 터지자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4개월간(2008년 9월~12월) 20%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강북도 예외가 아니어서 노원구 상계동 주공 6단지 59㎡도 20%이상 떨어졌다.

홍춘욱 EAR 리서치 대표도 "수도권은 상승이든 하락이든 강남이 움직이고 그 뒤에 후행해서 움직인다"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가 유력한 상황이라 금리인하가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되는 것은 나중의 문제이고 풍선효과가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오히려 지금은 부동산보다 밸류에이션상 주식이 훨씬 싸기 때문에 강남자산가들이 그간 부동산으로 번 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는 자산 리밸런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규제지역에 뒤늦게 따라가기보단 핵심 지역에 입성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그간의 수도권 풍선효과는 가격이 덜 올라 피로감이 덜한 곳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인데 코로나 19 영향으로 가계에 부담될 정도로 성장률이 주저앉으면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도 "실수요가 한정된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뒤늦게 잡았다간 장기간 물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풍선효과는 풍선의 바람이 빠지는 시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