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당내 대권 언더독…'조국 마케팅'에 의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에게 쓴소리를 남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당내 대권후보 경쟁에서는 아직 언더독"이라고 평가하며 설전을 이어나갔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정치감각이 다소 과도하다"며 "(이 지사가)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올라간 지지율을 더욱더 끌어올리려면 친문 세력과 그 지지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에 기회를 포착하고 문팬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막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비교하며 "이낙연의 행보와는 결이 다르다. 이낙연은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으니 본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조국을 옹호했다가는 본선에서 중도층을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이 지사는 언더독이라 일단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그러려면 민주당의 핵심인 친문과 그 지지자들의 불신과 반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그러니 예선이 끝날 때까지는 '조국 마케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더독(underdog)이란 본래 투견에서 밑에 깔린 개를 지칭하는 말로, 이길 확률이 적은 상대적 약자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확전을 원하시겠지만 그건 도와드릴 수 없다"며 "그 전략이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팬덤'의 지지는 감정에 기초한 것이라 합리적 계산을 넘어 맹목적인 구석이 있다. 한번 찍히면 영원히 찍힌다고 해야 할까"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두 사람의 설전은 이날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당하지 않아도 될 잔인한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을 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구체적 근거도 없이 (조국 장관 일가에)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는 진 교수 주장은 마녀사장의 연장이자 인권침해"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다.

이 지사의 글은 진 전 교수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아마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이기고 조국 수호대들이 민주당에 합류하면 조국 복권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조국 일가에) 그보다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는 글을 비판한 것이다.

이 지사는 "쓰러진 사람에 발길질하는 것 같은 진 교수 말이 불편하다. 그렇게 잔인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은 산처럼 많다"며 "교수님께서 뭔가에 쫓기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할 일에 집중하고 누군가를 공격하더라도 선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에 글에 "명심하고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그러니 이제 안심하시고 서초구민 인권 지키는 틈틈이 경기도민 생명을 지키는 일에도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비아냥 섞인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서초구민'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거주하는 조 전 장관을 지칭하는 말로 보인다.

또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진실은 저도 이 지사님도 잘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