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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노래방 '이용자명부' 썼더니…낯선이의 카톡 "관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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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회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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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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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노래방 직원입니다.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지난 28일 밤 홀로 코인노래방을 이용하고 집에 돌아온 여성 A씨(24)는 노래방 직원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친절하게 ‘두고 간 물건은 없는지’로 시작했지만, 결론은 ‘연락하고 싶다’는 부탁이었다.

‘직원이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을까’ 잠시 생각에 빠진 A씨는 이내 노래방 입구에서 작성한 ‘이용자 명부’를 떠올렸다. 명부에는 방문시간, 이름, 연락처, 발열 유무, 해외여행 유무, 호흡기증상 유무와 서명을 해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조치라지만, A씨의 사례처럼 이용자 명부에 적힌 개인정보가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정보유출을 꺼리는 일부 이용자들은 가짜 정보를 적기도 해 다중이용시설 업주는 물론 관계 부처 공무원들조차 이용자 명부 작성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사생활 침해 논란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 한 PC방에서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 준수 여부 점검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PC방, 노래연습장, 클럽 형태 업소 등 3대 업종을 대상으로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이날부터 초·중·고교 개학일인 4월 6일까지 점검할 예정이다. 2020.3.24/뉴스1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 한 PC방에서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 준수 여부 점검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PC방, 노래연습장, 클럽 형태 업소 등 3대 업종을 대상으로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이날부터 초·중·고교 개학일인 4월 6일까지 점검할 예정이다. 2020.3.24/뉴스1
정부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PC방·노래방·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에 ‘방역 7대 지침’을 시행했다. 다중이용시설은 15일간 운영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운영할 때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행정명령 위반 시 벌금 300만원,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 청구(구상권)라는 무거운 처분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중이용시설 업주가 '이용자 명부'를 확보하도록 했는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명부에 방문시간, 이름, 연락처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명부를 업주와 직원이 알아서 관리하도록 맡기면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A씨는 “밤중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놀랐다”며 “코로나19 지역 확산과 방역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하지만, 이런 식으로 개인정보가 보호되지 않는다면 누가 안심하고 자신의 방문내역을 정직하게 작성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불안감 때문에 신상을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회원제로 운영되는 PC방·학원과 달리 불특정다수가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노래방 또는 클럽의 경우 이 같은 우려는 더 컸다.

27일 신논현의 한 클럽에 방문했던 박모씨(25)는 “명부에 개인정보 수집 위반 시 이렇다 할 처분이 명확하게 안 나와 있길래 성씨와 연락처 끝자리를 바꿔 썼다”며 “안그래도 최근 N번방 사건 등으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는데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들어서 더욱 마음 놓고 협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업주도 난감 "무인 노래방인데...명부 때문에 나온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 노래방에서 업주가 동작구청 직원과 함께 자가방역기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동작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긴급 점검 한다고 밝혔다. 2020.03.1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 노래방에서 업주가 동작구청 직원과 함께 자가방역기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동작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긴급 점검 한다고 밝혔다. 2020.03.12. photo1006@newsis.com
이용자 명부 작성 및 관리 조항에 난색을 표하기는 업주들도 마찬가지였다. 중구의 한 코인노래방 업주는 "중구 노래방 60곳 중 50곳이 닫았다고 한다.손님이 없어서 우리도 문을 닫고 싶지만, 건물주가 임대료를 안 빼주려고 해서 억지로 운영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이곳은 원래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 수입도 없는 마당에 이용자 명부 관리를 업주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용자 명부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관련 지자체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중대본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용자 명부를 작성 중이며, 개인정보보호법 상의 15조 1항 3호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수집의 정당성에 대한 입장일 뿐 정보유출 피해는 각 개인의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 청진파출소 김하나 경장은 “이용자 명부 활용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며 “당사자 동의없이 목적을 벗어난 연락에 사용될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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