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진 "국제인권법 학술대회 저지, 이수진과 상의" 법정서 증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동작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이수진 전 판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와 국제인권법 학술대회를 저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이탄희 전 판사에게는 이 학술대회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압박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1일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3인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모임'(인사모)가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단체로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 본인을 포함해 양 전 대법원장이 우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다. 또 이들의 활동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게 지속 보고해 왔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 2015~2016년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맡았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에게 업무수첩을 제시하며 "'어느 시기에 손 볼것인가?⇒ 금주내로'는 누가 지시한 것인가?"는 메모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러자 이 전 상임위원은 "보고서를 손본다는 의미인지 소모임을 손보다는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검찰은 이수진 당시 재판연구관에게 연락을 해 인사모 공동학술대회를 하지말라고 하거나 발표자에게 연락을 해 수위를 낮추라고 한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에 대해서는 이수진 전 판사가 많이 알고 있어서 저로서는 이야기를 할 사람이 이수진 전 판사밖에 없었다"며 "(공동) 학술대회가 열리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상의한 적이 있다. 제가 하소연을 좀 했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전 판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자기의 의견을 특별히 말한 것이 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다만 공동학술대회 자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상임위원은 2017년 1월말~2월께 이탄희 전 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공동학술대회를 열지 않을 수 없으니, 최대한 언론보도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다만 법관 정기인사에서 이탄희 전 판사의 발령에 대해 미리 알지는 못했다. 직전에 알았다"고 답했다.

이후 2017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발령난 이 탄희 전 판사는 이규진 전 상임위원에게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듣고 항의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행정처는 이 전 판사를 수원지법으로 복귀시켰지만 발령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의혹이 본격적으로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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