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 휴교 연장 검토…'긴급사태'는 시기상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FP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데 정부는 ‘긴급사태’ 선포를 놓고 저울질하면서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확산세가 심한 도쿄도는 현재 내린 휴교령을 5월까지 연장할지를 검토 중이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를 선언할지에 대해 “지금은 국내의 급속한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며 특별조치법에 따른 긴급사태 선포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13일 일본 의회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총리가 긴급사태 선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 긴급사태 선포를 위한 준비는 돼 있는 것이다.

긴급사태가 선포되면 광역단체장이 외출 자제와 학교 휴교 등을 요구하거나 지시할 수 있다. 공공시설 이용 제한, 토지나 건물의 임시 의료시설 강제 사용, 긴급물자 수송의 요청 등도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아직 긴급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스가 관방장관은 "긴급사태 선포는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도쿄 지하철/사진=AFP

이런 와중에 지난 주말에만 확진자가 130명이 폭증한 도쿄도는 현재 국공립학교에 내린 휴교령을 5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르면 이날 도쿄 교육위원회가 소집돼 휴교 연장안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달 2일부터 공립학교를 폐쇄했다. 이후 20일 초중고교에 대한 휴교 요청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대부분 지자체는 개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스가 장관은 초중고교 개학에 대해서는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중이란 걸 인식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되 학교 재개 준비를 진행해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그 방침(학교 재개)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 아베 신조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유럽 국가들처럼 대도시를 중심으로 봉쇄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도쿄도가 봉쇄 지역으로 거론됐다.

이에 아베 총리는 “그런 일은 전혀 없다”며 "유언비어와 가짜뉴스에 주의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전날 일본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240명 이상 늘고, 그중 도쿄에서만 78명이 증가하는 등 본격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일부 전문가들은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준 일본 내 확진자 수는 1953명, 그중 도쿄도가 521명이다.

가마야치 사토시 일본의사회 상임이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이제 긴급사태를 선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주요하다"며 "감염 현황을 보면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