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기명채권 나오면 '신라젠·라임' 돈세탁 가능"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일 여권의 무기명 채권 발행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앞장서서 검은돈을 세탁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막는 게 정치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를 위해 여야 모두 힘을 합쳐야 하지만, 이것(무기명채권 발행)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안 대표는 "무기명 채권이란 한 마디로 돈에 꼬리표가 없는 것으로, 누구 돈인지 알 수 없게 돈세탁이 가능하다"며 "신라젠·라임자산운용 등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이 수사 중인데, 지금 이걸 허용하면 서민들을 피눈물 나게 한 대규모 금융사기로 번 돈을 다 세탁할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뜬금없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무기명채권을 발행하겠다는 것은 편법 증여, 편법 상속하려는 사람들, 범죄를 저지른 나쁜 사람들의 돈세탁을 정부가 앞장서서 도와주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정부가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민생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제가 지난번 제안한 대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2020년 본예산 항목조정을 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필요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무기명 채권이란 말 그대로 소유자 신원을 파악하지 않는 채권이다. 실제 매입자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채권이다. 채무자는 소유자를 취득 경로 등을 따짐 없이 채권자로 인정하기 때문에 편법 상속·증여에 유리한 수단이 된다.

전날 다수 언론 보도에서는 정부·여당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지원을 목표로 과도한 국채를 발행하면 채권 시장의 충격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 주체가 되는 무기명채권 발행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당의 어떤 공식기구나 회의에서도 무기명채권 도입은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 또 앞으로도 검토하거나 논의할 예정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