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0번 환자? 中매체가 지목한 그 미군, 직접 입 열었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기원을 두고 미중 양국이 거친 말을 오고 받던 시기, 중국이 우한에 바이러스 최초 전파자로 지목했던 미군이 처음으로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CNN은 현재 미 버지니아주 미군기지 '포트벨보어(Fort Belvoir)'에서 민간 요원이자 보안책임자로 근무중인 마제 베나시를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전하면서 "거짓 주장이 유튜브를 통해 매일 퍼지면서 베나시 부부의 삶을 뒤집어 놨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베나시는 두 아이의 엄마로 소개됐다. 또 그의 남편인 매트 베나시도 퇴역한 공군 장교로서 현재 국방부 소속 민간 직원으로 근무중이란 설명이었다.

마제 베나시는 보도 중간 중간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매일같이 악몽에서 깨어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 3월 말, 중국의 한 관영매체가 그녀를 우한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0번 환자'일 수 있다는 가설을 보도한 지 약 한 달 만에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탐사 저널리스트 조지 웹이란 인물을 인용해 "치명적 새로운 질병의 0번 환자가 우한에서 열린 경기에 참가했던 미군 참가자일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마제 베나시가 사이클링 경기에 참가한 것을 지목한 것. 베나시로서는 경기에 참가한 것이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는 계기가 될 줄 몰랐다는 설명이었다.

웹은 유튜브에 10만 명 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물로 그동안 트위터, 영상 등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웹의 주장과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맞물려 이같은 가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고 베나시 부부의 집 주소가 온라인에 게시되기도 했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미군 참가자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일었다.

베나시 부부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털어놓는 한편 "나라에서는 발언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웹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당국에서는 '민간 변호사와 이야기하라'는 답변을 받았고 정작 상담해 보니 (소송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CNN은 또 웹과도 연락을 취했던 사실을 보도하면서 웹이 "주장의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마제 베나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이미 상처를 받았다"며 "당신이 구글에 가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0번 환자'라는 글을 보게 될 것이고 나는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