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도, 허니문도 없다… 하와이의 비명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미국 유명 관광지 하와이가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객 급감으로 문을 닫는 사업장이 줄을 이었고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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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최근 6주간 하와이에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와이 노동인구의 29.1%에 달하며 같은 기간 미국 전체 노동인구의 18.4%가 실업수당을 청구한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크게 높다.


하와이는 미국 내에서도 관광업 의존도가 특히 큰 곳이다. WSJ에 따르면 하와이 GDP에서 관광업 기여도는 약 12%다. 이같은 관광업 기여도는 미국 전체 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

하와이 관광당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 수는 약 1000만명으로 하와이 인구의 6배가 넘는다. 이들 관광객이 창출해 낸 하와이 세수입은 약 20억달러.

이처럼 지나친 관광업 의존이 이번 코로나19 위기에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의 독특한 특성은 그 곳을 선호 휴양지로 만들었고 그 곳의 경제는 관광에 크게 의존했다"며 "하와이의 아름다움은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저주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방문객 수 96% 급감…"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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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협회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하와이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하와이를 찾은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하와이는 지난 3월25일 공식적으로 자택대피령이 내려지기 전부터 관광객 감소로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근로시간을 단축 운영중이었다.

하와이 상공회의소와 하와이대학 경제연구기구 조사에 따르면 주 내 업체 4곳 중 1곳은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전망이다. 이미 식당과 호텔에서 다수의 해고자가 나왔으며 기념품 가게나 서핑 교실, 전문 여행업자 등이 직원들을 줄이고 있다.

하와이 내 인기섬인 마우이에서 각종 기념행사 및 웨딩 촬영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릭 나바씨는 블룸버그에 "3월 초 2만5000달러짜리 예약이 취소됐다"며 "이후에도 취소가 밀려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6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또 하와이에서 30년간 농산물 도소매업을 운영해온 누이 미젤씨는 "매출이 95% 줄었다"며 "정말 두렵고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하와이에서의 일별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3월 중순 31명에서 4월30일 기준 5명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자택대피령을 5월말까지 연장하는 한편 방문객들에 대해서도 14일간의 격리조치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하와이 경제 타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관광업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단 점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조사에 따르면 여행객들의 40%는 코로나19가 억제된 후에도 예전과 같은 국제여행을 기대하기 위해서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