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집단감염 파악 어려워…사회적 거리두기 필요" 의료계 경고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2일 1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 정오 현재 총 102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직접 관련된 경우가 73명, 2차 감염인 접촉자가 29명이다. 사진은 확진자가 발생한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2020.5.12/뉴스1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첫 환자 발생 일주일 만에 120명에 육박했다. 2차감염은 물론 3차감염 의심사례까지 발생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기존 집단감염 사례와 달리 산발적이고, 다중노출 가능성이 큰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태원發 확진자 119명…하루 새 17명 증가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119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보다 17명 늘어난 수치다.
119명 중 2차 감염자는 43명으로 하루 새 14명이 증가했다.

3차 감염 의심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 도봉구의 10대 남성은 가왕코인노래연습장을 방문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코인 노래방은 이태원 클럽 관련 2차 감염자가 방문했던 장소다. 이외에도 이태원 방문력이 없는 인천 지역 20대 남성도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이태원이 아닌 홍대 유흥가를 방문했었다.
"다중노출 있었을 것…생활 속 거리두기 유지할 때 아냐"
의료 전문가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이전 집단감염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여러 명이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여러 확진자가 섞이고, 전파가 된 것"이라며 "감염원 다중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 집단감염이 동일한 사람들이 여러 차례 접촉해 전파가 이뤄진 반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이미 감염된 불특정 다수가 모이고 섞여 확산된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규모와 그 전파가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시점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보할 것을 방역당국에 건의했다.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세움학원 수강생(138명)과 팔복교회 신도(600명)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8명은 이달 2일~3일 서울 이태원 클럽 및 포차를 방문했다가 9일 확진판정을 받은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학원강사이자 인하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25·인천 102번째)의 접촉자로 확인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2명,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0.5.13/뉴스1

정부 "생활 속 거리두기 유지할 것"
그러나 정부는 당분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일일 신규 환자가 50명을 유지하고, 방역망 내에서 발생하는 사례의 비율이 95%를 넘는다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준으로 아직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재검토하는 것은 이르다"며 "시간을 지켜보고 감염 전파 상황이 어떠한지를 보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