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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9월 학기제 논의,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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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중 기자
  • 신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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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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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으로 고3 학생들의 등교 일정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11일 서울 강북구 한 고등학교의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으로 고3 학생들의 등교 일정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11일 서울 강북구 한 고등학교의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하면서 교육당국이 결국 등교를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아예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로 바꾸자는 논의가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

코로나19로 확진자 급증이 반복돼 학교 문을 열기가 어려운 만큼 1학기를 휴학하고 미국이나 다른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과 같이 9월 학기제로 돌리자는 의견이다.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이 대표적으로 ‘9월 학기제’ 공론화 논의에 불을 지폈다. 김 지사는 ‘9월 학기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고, 이 교육감도 일본 정치권이 9월 학기제 도입 논의에 나섰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먼저 ‘9월 학기제’ 제안이 나왔는데 일본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관련 논의가 없다”고 밝혔다.

가을학기제에 대한 찬반은 명확하게 갈린다.



모든 정부의 숙제, 일본도 코로나19에 9월 학기제 공론화 개시


현재 일본에서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9월 학기제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학기제로 변경하자는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과거 정부에서도 가을 학기제로의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시초는 지난 1997년 문민정부의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가 처음 정책 추진을 공론화한 시점이다.

전국 고3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둔 11일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전국 고3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둔 11일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이후 참여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도 장기과제로 ‘9월 학기제’가 올라왔지만 실행은 안 됐다. 8조~10조원으로 추산되는 비용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가을학기로의 변경에 따른 사회·재정적 부담과 반발 등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현재 봄에 첫 학기를 시작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 호주 뿐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9월 신학기제를 채택하다 보니 우리나라 학생이나 외국학생이 유학을 가거나 올 경우 학업 공백이 불가피 하다.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학사 일정이 밀리고 있는 만큼 지금이 9월 학기제 전환의 최적기라는 의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9월 신학기제로 전환하자는 청원이 등장했다. 1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9월 학기제 도입 검토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에는 1만131명이 동의했고, ‘가을학기제 도입을 요청합니다’(7186명), ‘모든 학교의 개학을 9월 1일로 연기하고, 9월 학년 시작제를 도입하십시오’(7281명) 등의 다양한 청원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지금처럼 1~2주 단위로 찔끔찔끔 개학 연기를 논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한 학기를 일괄삭제처리(완전휴교)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안실현 방법의 하나로 청원인은 현재의 3월 학기제를 9월 학기제로 완전히 전환·변경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왜 찬성? 한국, 일본, 호주만 봄 학기…국제화 측면서 가을학기제 필요


현재 봄에 첫 학기를 시작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 호주 뿐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나라가 9월 신학기제를 채택하다 보니 한국인이 유학을 가거나 외국인이 유학을 오는 경우에 6개월간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학사운영상으로도 9월 학기제를 시행할 경우 수능시험 이후 생기는 학업 공백을 줄이고, 여름 방학을 늘려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장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생의 신체 발달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취학연령을 6개월 가량 앞당기고, 사회 진출도 빨라져 생산인구 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용련 한국외대 교육학 교수는 "본적으로는 9월 학기제에 찬성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하는 건 반대한다"면서도 "9월 학기제라는 게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수능이 끝난 이후의 12월부터 2월까지 신학기 이전 시기는 학교에서 사실상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수업결손이 굉장히 심하다"며 "9월 학기로 전환해서 장기간 여름방학을 가지는 것이 학업관리나 학사운영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제는 9월 학기제 도입을 위해선 학교 현장의 조정도 필요하지만 대학과 취업시장도 연동된다"며 "취업시장에서 채용 시기가 9월 학기제와 맞물려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 등 같이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왜 반대? 비용 부담...6개월 늦어지는 문제도


반면,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9월 학기제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문제제기도 있다.

반대론자들은 졸업, 취업 등 학기제 변경 자체로 사회적 손실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취학연령에 따른 나이문제, 교육과정의 전환으로 인한 대학입시 준비 격차를 감당해야하는 세대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천문학적 재정적·경제적 비용의 부담이 증가도 문제다. 가을학기제 전환으로 사회적·관행적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 증원과 학급 증설, 대학 입시, 취직 등 각종 사회적 혼란 비용으로 약 8조~10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입학이나 졸업은 물론 기존 입시방식과 절차, 기업의 고용 시기, 행정고시 등 정부의 각종 시험 시기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사회적 비용의 과다와 효과의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전체 생활리듬을 바꾸는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앞서 논의한 9월 학기제 도입은 6개월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데 방점이 찍혔지만, 현재 코로나19로 9월 학기제를 도입할 경우 6개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입학 연령이 1년이나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9월 학기제를 도입하더라도 1년 정도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 순차적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교육전문가들은 ‘9월 학기제’ 도입에 찬반의 의견으로 갈리면서도 지금 도입에는 한 목소리로 난색을 표했다. 코로나19 계기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도입을 한다해도 법령 정비와 충분한 시범운영을 통한 단계적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현준 대구교대 교육학 교수는 "9월 학기제 개편을 오랫동안 연구돼 왔는데도 도입이 안 된 이유는 좋은 점도 있지만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국제교류에는 이점이 있지만 사회적 비용 감안하면 실익이 적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정말 필요에 의해 9월 학기제 도입 할려고 한다면, 준비기간을 두고 해야한다"며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갑자기 도입한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법령 정비나 추진단을 1년 이상 운영해봐야 가능할 것 같은데 당장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9월 학기제 논란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지만, 내심 9월 학기제 도입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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