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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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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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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외국인의 채권 '바이 코리아']

[편집자주]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채권 보유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한국 시장에서 주식를 계속 팔고 반면 채권은 대거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점점 매력적인 안전 투자처로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노리는 단기자금의 유입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외국인의 역대급 채권 매수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살펴봤다.


주식은 던지더니 외국인 '한국채권' 사랑, 140조 역대급 BUY


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14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한 달 새 7조원 이상 밀려든 것이다.

올해 1월 외국인은 국내 채권에 대해 순투자로 전환 후 지난달에도 순투자세를 유지했다. 주식시장에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팔자' 기조와 달리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강력한 '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분기점'…韓채권 매력은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시장을 주목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는 "우리나라 국가 장기 신용등급(AA·더블에이)은 사실 선진국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자국통화(원화)를 쓰면서 신용등급이 이렇게 높은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금리 역시 한국의 정책금리나 장기 금리 수준이 AA등급 국가 중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며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의 부채상환능력이나 재정 상황, 기존 부채 수준 등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고채 시장은 주로 내국인 투자자들이 중심이었다. 특히 외환위기 이전까지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회사채 등 일부 채권에만 허용됐고 국고채에 대한 투자는 허용조차 되지 않았다.

1997년 12월 한국정부가 외국인에게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유통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던 탓에 외국인 참여는 부진했다. 2006년까지 외국인 국고채보유 비중은 2% 미만으로 미미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회복한 한국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시장 참여가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국고채 보유잔액은 98조3000원으로 2006년말 4조2000원 대비 23배 증가했다.

투자국가도 2007년 27개국에서 2019년 47개국으로 늘었고 투자종목 또한 3년물 위주에서 10년물 이상의 중장기채로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는 한국의 양호한 재정 건정성과 우수한 신용등급이 높게 평가되면서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이 샀고 오래 가져간다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국고채는 수급 안정,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국고채는 수급 안정,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기획재정부가 지난 3월 발간한 '국채백서 2019'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74조원이었던 수치가 2016년 잠시 주춤한 이후 매년 9조원 넘게 올랐다. 특히 2012년 57조1000억원이었던 국고채 잔액은 지난해 98조3000억원까지 치솟으며 한국의 높아진 대외신인도가 여실히 드러났다.

투자자별로는 중장기투자자인 외국 중앙은행의 보유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말엔 외국인 전체 보유채권의 20% 수준이었지만 2013년 11월말 40%를 돌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48.8%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주체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의 평균 잔존 만기도 장기화 되는 추세다. 지난해 들어 중장기 국고채로의 유입이 강화되면서 보유채권 평균 잔존 만기는 4.46년으로 증가했다. 국고채로만 보면 평균 만기는 5.37년이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자 1년 미만 단기채 비중이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코로나19로 상당기간 경제가 멈춰있을 때도 현금흐름이 충분하고 회복세가 나타날 때까지 생존할 수 있느냐 여부를 판단해 투자한다"며 "한국채권에 돈이 몰린다는 것은 그런 걱정 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준영 기자, 김태현 기자, 임동욱 기자



'한국채권 투자하기 딱 좋아'…외국인 밀려드는 이유


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지금이 외국인들이 한국채권을 투자하기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COVID-19) 방역의 글로벌 모범사례로 한국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지만 단순히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국가 신용등급과 함께 등급대비 국채금리도 높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도 낮아 상환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할 때 환헤지 프리미엄도 있어 외국인이 한국채권에 투자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게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대부분 국가들이 휘청이는 가운데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한국처럼 채권투자 매력이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등급도 좋은데 수익률도 좋아

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지난 12일 기준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 한국의 신용등급을 더블에이(AA) 수준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무디스 Aa2 △S&P AA △피치 AA- 등이다. 특히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한 무디스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줬듯 한국의 거버넌스는 강하고 거시경제·재정·관리는 충격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프랑스, 벨기에, 영국 등과 같고 동아시아권인 일본과 중국보다는 1~2단계 높은 수준으로 아시아권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대외 신인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등급대비 국고채 수익률도 가장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24%로 동일등급 대비 최고 수익률을 자랑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국(0.66%), 영국(0.24%), 스페인(0.78%) 등 주요국보다 높았고 일본(-0.01%), 홍콩(0.33%), 싱가포르(0.81%) 등 아시아권에서도 독보적으로 높았다.

◆낮아도 너무 낮은 부채비율이 '신의 한 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적 290인, 재석 206인, 찬성 185인, 반대 6인, 기권 15인으로 통과하고 있다. 2020.4.30/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적 290인, 재석 206인, 찬성 185인, 반대 6인, 기권 15인으로 통과하고 있다. 2020.4.30/뉴스1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자 주요국들은 공격적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무제한 양적 완화에 들어갔다. 제로(0)금리가 보편화 되고 정부재정이 시중에 풀리면서 부채비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대부분의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부채부담이 상당한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신용등급의 하락요인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 GDP 대비 부채비율이 주요 선진국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으로 이 같은 걱정에서 상대적으로 비껴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3개국 중 네 번째로 낮은 40.1%로 집계됐다. 올 들어 수차례 진행된 추경을 감안하면 이 비율은 40%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OECD 평균 부채비율은 109.2%로 미국(106.9%), 일본(224.1%), 영국(111.8%)과 비교해봐도 한국의 높은 재정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부채비율도 낮은데 미국과 독일처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쓰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민간을 우회한 정책을 사용하고 직접적인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정책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추경으로 인해 적자부담이 늘었지만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볼 때 아직은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장·단기 모두 투자 매력이 있다"며 "게다가 올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판단에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기금과 국부펀드들은 주식·채권 투자비중과 선진국·이머징 마켓에 따른 투자비율이 정해져 있다"며 '코로나 등 매크로 변수가 있다면 이머징 국가 간 배분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데 현재 비중확대 대상이 한국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김태현 기자



외국인의 채권 '바이코리아', 좋다고 박수치기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달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보유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유입 자금의 성격을 두고 '독이 든 성배'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오는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단기자금의 성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외국인의 채권 매입 대부분이 1년 미만 단기채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아울러 환차익과 금리 차익을 노리는 재정거래가 상당수라는 점도 한국 채권이 '글로벌 안전자산'의 위상을 갖췄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1년 미만 채권 순투자 역대 최대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140조494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4월 한달 동안 9조3210억원을 순매수하고 1조9380억원을 만기 상환해 총 7조3830억원을 순투자했다. 3월 들어 순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처럼 외국인의 한국 채권 순매수가 최근 크게 늘었지만, 1년 미만 단기채권이 상당수라는 점이 눈에 띈다.

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외국인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미만 단기채를 꾸준히 매도(2019년 27조4260억원 순매도)한 반면 5년 이상 장기채를 매수(2019년 13조6860억원 순매수)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외국인의 잔존 만기별 순투자를 살펴보면 1년 미만 채권 순투자가 전체 7조3830억원 중 5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008년 4월 3조2000억원 이후 최대 순투자 규모다. 이에 따라 1년 미만 채권 보유 비중도 지난해 25.7%에서 31.1%로 급증했다.

외국인이 한국의 펀더멘털이 아닌 환차익과 금리 차익을 노리고 한국 채권을 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를 구해와 채권을 매입하는 재정거래를 질적인 투자로 보긴 어렵다"며 "재정거래 목적으로 차입했을 때 롤오버를 안 하거나 중간에 청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외국인 채권 매입은) 불안정한 달러 유입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거래란 동일한 상품에 대해 두 시장에서 가격이 서로 다른 경우, 가격이 저렴한 시장에서 그 상품을 매입해 가격이 비싼 시장에서 그 상품을 매도해 이익을 얻는 거래다.

◆규제 풀었더니…외인 단기채 매입 급증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외국인의 단기채 매입이 급증한 건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완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원화 채권을 포함한 외화 자금 이탈을 우려하며 선물환 포지션을 확대했다.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40%에서 50%로, 외국계 은행 지점은 200%에서 250%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선물환 포지션이 늘어난 만큼 '스와프레이트'(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의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 수익도 그만큼 확대할 수 있다.

외국인은 보유한 달러를 직접 원화로 환전해서 한국 채권을 사지 않는다.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원화와 1년간 스와프(교환)하는 방식으로 원화를 확보한다. 1년 후에 다시 안심하고 원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적용되는 지표가 스와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스와프레이트'다.

실제 지난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기타투자 부채항목에서 차입은 151억달러 늘었다. 한 달 차입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이 중 상당액이 외국계 은행 지점을 통해 국내 채권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보다는 외국계 은행 지점에서 매입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부분 국채 매입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일시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있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고 외국인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유입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140조 쓸어담은 외인들…안전자산된 '한국채권' 안살 이유 없다

◆재정거래 10~20% 중간 이탈 가능성

이 같은 재정거래 목적의 채권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기대하는 이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한국은행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눈으로 확인되는 상반기 이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면 상대적으로 장기채 금리보다는 단기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채권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한금융투자 김 연구원은 "1년물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100bp(1bp=0.01%) 미만으로 축소 중"이라며 "재정거래 자금의 10~20% 정도는 만기시 롤오버가 미발생하거나 중간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현 기자, 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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