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방문자 보다 많아진 접촉자 확진 '무서운 n차 감염'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15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 후 폐쇄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0.5.15/뉴스1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2·3차 전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 이태원 방문자보다 접촉자의 확진 사례가 더 많아졌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정오 현재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자는 모두 133명이다. 이 중 이태원 클럽이나 주점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에게서 감염된 접촉자는 51명(38%)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접촉자들의 감염 사례 증가 추이가 또렷하다. 지난 10일엔 24명의 확진자 중 이태원 방문자는 18명, 접촉자는 6명에 그쳤다. 11일엔 방문자와 접촉자가 각각 20명과 9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12일엔 방문자 11명, 접촉자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3일엔 접촉자(10명)가 방문자(8명)를 넘어섰다. 전날 신규 확진자 중 방문자는 5명, 접촉자는 15명에 달했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 직장동료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전국에서 2차·3차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직업을 '무직'으로 속인 인천의 한 학원강사는 학원 수강생과 과외학생 등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직장동료 등 1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이 학원강사는 특히 학원 수강생의 어머니와 친구, 과외학생의 쌍둥이 오빠와 그 집을 찾았던 또 다른 과외교사, 쌍둥이 여동생과 접촉한 초등학생 등에게 코로나19를 3차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도봉구에선 이태원 클럽 방문자의 밀접 접촉 확진자가 다녀간 노래방을 찾았던 2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도 클럽 방문 확진자인 작업치료사로부터 동료 직원과 고령의 입원환자가 연쇄적으로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로 이어진 황금연휴에 발생한 만큼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N차 감염'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방역 전환으로 황금연휴 이후 밀집시설 이용과 종교시설 활동이 재개됐다는 점이 상당한 부담이다. 클럽 방문자와 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조기 검사와 빠른 격리가 방역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