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입찰담합 주도 회사에 2년 입찰제한 처분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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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지방자치단체가 입찰담합을 주도한 회사에 입찰제한 최장기간인 2년을 적용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A사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 자격제한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는 상수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GIS(지리정보를 컴퓨터 데이터로 변환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사업을 1995년부터 추진했다. 하지만 작업 성과의 질이 생각만큼 좋지 않아 2005년부터는 입찰을 통해 전문측량업체에 일을 맡겼다.

그런데 2007년과 2008년 입찰을 받은 A사가 수익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생기자, 경쟁사였던 B사와 입찰지구를 나눠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사업자(들러리)를 내세우기로 했다. 두 회사 외 다른 회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다음해 입찰받을 지구의 공동수급체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거나, 새로 신설되는 지구의 입찰에서 낙찰받도록 하자고 합의하는 등 입찰담합을 했다.

두 회사의 입찰담합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입찰담합은 결국 적발됐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1월 A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4억9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서울시는 같은해 4월 A사가 담합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2년 간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사는 "두 회사의 행위는 담합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우리는 이를 주도하지도 않았다"며 "공정위에서도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걸 전제로 과징금에 대해 조사협조자 감경을 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A사는 또 "이 사건 처분으로 중소기업인 우리가 입게되는 불이익이 막대한 점 등을 볼 때 가장 무거운 제재기간을 선택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정위 부과처분에서 조사협조자 감경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담합행위를 주도한 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A사가 입찰담합을 주도한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량권 일탈·남용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담합 주도를 한 자에 대해 1년6개월 이상 2년 이하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처분을 하는 것은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담합 행위는 시장경제질서 근간인 공정한 경쟁·계약의 적정을 해치는 전형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담합 행위자에 대해 입찰 참가자격을 배제하는 것은 담합을 근절하고 왜곡을 방지해 입찰 및 계약질서를 공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같은 공익적 요구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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