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 국회의장 후보 추대…박병석 "민주당 잠시 떠난다" 울먹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왼쪽)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 부의장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후보 선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의장 후보와 김 부의장 후보는 본회의에서 추인 후 국회의장, 부의장직에 오른다. 2020.5.25/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5일 21대 국회 최다선(6선)인 박병석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어 의장 후보로 단독 등록한 박 의원을 찬반 투표 없이 추대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인 민주당 몫으로 박 의원은 사실상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

박 의원은 대전고, 성균관대를 졸업해 중앙일보에서 홍콩특파원과 경제부장을 지냈다.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 전신) 수석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뒤 16대 국회부터 내리 6선을 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도 맡았다.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국회의장에 도전했으나 전반기에는 정세균, 문희상 의원에 이어 3위에 그쳤고 후반기에는 문 의원과 양자대결에서 밀렸다. 국회의장은 3수 끝에 오르게 됐다.

박 의원은 추대 직후 "21대 국회는 촛불 시민혁명 후 처음 구성되는 국회"라며 "우리 시민들은 개혁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21대 국회는 이 명령에 호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일하는 국회'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초선 당선인 한 분 한 분을 만나면서 '일하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 '품격 있는 국회'를 만들도록 국회의장이 길잡이 역할을 하고 앞장서달라는 주문을 들었다"며 "이를 위해 '일하는 국회' TF를 즉각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겠다"며 "법과제도를 정비함은 물론 이미 규정된 국회법을 충실히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 직 수행을 위해 잠시 당적을 떠난다고 밝히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제 저는 국회의장 직을 수행하기 위해 당적을 떠나게 된다"며 눈가를 훔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동료 의원들은 박 의원을 박수로 격려했다.

박 의원은 "돌이켜보면 20년 전 많은 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불모지 대전, 험지인 지금의 지역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며 "누구도 당선을 예측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자민련의 요청에도 민주당에 당당히 깃발 꽂은 것은 제 정치이념과 정책이 민주당과 맞았기 때문"이라며 "보람도 있었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번도 민주당 당적을 바꿀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민주당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마침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전 7석을 석권하고 충청권에서 사상 최초의 압승을 했다"며 "2년 후 다시 당으로 돌아올 때도, '국민의 국회'를 만드는 데 초석을 다진 의장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제 열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는 4선의 김상희 의원 역시 경선 없이 추대됐다. 김 의원은 최초의 여성 부의장에 오르게 됐다.

김 의원은 1987년 여성운동 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를 창립했다. 민우회 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해 내리 4선을 했다.

김 의원은 "저를 최초의 국회 여성 부의장 후보로 결정해주셔 감사드린다"며 "민주당은 73년 헌정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의장단에 처음 여성이 참여하는 만큼 이전 국회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새 의장단, 여성 리더십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여야를 모두 배려하면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박병석 의장 후보께 의장단 정례회의를 말씀 드렸고 박 의장께서도 적극 호응해주셨다"며 "국회를 진정한 협치의 장으로 만들어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국회는 6월5일 본회의를 열고 각 당이 추대한 국회의장단 후보에 대한 표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장단은 국회법에 따라 다음달 5일까지 선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