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납부 입학금·수업료 돌려달라" 서울미술고 졸업생들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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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울미술고등학교 졸업생 수백명이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입학금, 수업료 등을 지급한 것은 부당하다며 학교법인을 상대로 이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종곤)는 지난 1999년~2017년 서울미술고에 재학했던 문모씨 외 207명이 학교법인 한흥학원(서울미술고등학교)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미술고는 지난 1999년~2002년까지 자율학교 시범운영학교로 지정됐고,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자율형 사립고로 운영됐다. 이 학교는 자율학교로 지정된 후 입학금과 수업료를 책정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신입생 입학금은 90만원, 1분기 수업료는 115만원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4년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대해 '2014년 자율학교 및 자율고등학교 지정, 운영 및 평가'를 시행했다. 당시 서울미술고는 운동장을 갖추지 못해 특목고 지정을 받지 못했고, 방과후 학교 수강료 책정 등에 대한 보완 사안을 지적받았다.

3년 뒤인 2017년 감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가 가족들이 운영하는 업체와 부당한 거래를 진행하고 특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약 10억원의 예산을 낭비했고, 이를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10월 문씨 등은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 입학금, 수업료, 방과 후 수업활동비를 징수했고, 이를 다른 용도로 불법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학교장, 행정실장 등의 업무상 비리로 학교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돼 졸업생으로서 자부심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수업활동비 차액 중 일부인 80만원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20만원을 더한 100만원을 각각의 졸업생들에게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흥학원은 사립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서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사법인으로서 자율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사건 학교만이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 진학할 수 있는 유일하거나 희소한 고등학교라 보기 어려우며, 서울지역에서도 심화된 미술교육을 받고싶다면 다른 학교로도 진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자료를 보면 이 학교 부대시설들이 낡고 청결상태가 다소 좋지 못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이 사건 학교는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교과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예산을 많이 배정해 사용한 점 등도 인정된다'며 "학교장 비위 등으로 인해 졸업생에게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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