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범행 직후 CCTV에선 "줄행랑"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인 30대 남성 이모씨(빨간 원)가 도주하는 모습이 찍힌 역 인근 CC(폐쇄회로)TV 화면. /사진=SBS '뉴스 8' 캡처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붙잡힌 피의자가 범행 직후 달아나는 모습과 동선이 서울역 인근 거리의 CC(폐쇄회로)TV를 통해 포착됐다. 당초 수사를 맡은 서울지방철도경찰대는 범행 지점이 역사 안 CCTV 사각지대여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3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대)에 따르면 피의자 이모씨(32·남성)는 지난 2일 오후 7시15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철도경찰대에 검거됐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30대 여성을 갑자기 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철도경찰대는 서울 용산경찰서와 공조해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검거했다.

SBS '뉴스 8'은 같은 날 오후 뉴스에서 용의자의 도주 경로가 찍힌 역 주변 길거리의 CCTV를 확보해 공개했다.

영상에 찍힌 이씨는 베이지색 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 피해 여성은 영상을 보고 "이씨가 맞는 것 같다. 티셔츠에 있던 무늬까지 보니 다 생각이 난다"고 진술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마스크가 떨어질까봐 손으로 잡고 뛰다 걷다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뛰는 도중 쫓아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씨는 서울역 서부역쪽 길로 달아나 인근 골목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 도망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의 CCTV 조사에서는 이씨가 이 여성에게 범행하기 전에도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던 것이 포착됐다.

이 사건이 철도 역사 안에서 벌어져 사건 수사는 경찰이 아닌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경찰대가 담당하게 됐다. 피해 여성은 앞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철도경찰대가 사건이 발생해 신고가 접수되고도 일주일 동안 역 주변 CCTV는 제대로 확인을 안해 용의자를 1주일 동안 특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당초 철도경찰대는 범행 지점인 서울역 1층 서부역 방면 입구 근처가 CCTV 사각지대라는 이유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철도경찰대도 뒤늦게 이씨 이동 경로의 인근 CCTV를 확보해 이씨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경찰대 담당 수사관은 "용의자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동기와 경위, 여죄 등을 철저히 조사한 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