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코로나 소멸' 트럼프 광고 페북만 있는 이유

/사진=AFP

논란이 될 수 있는 게시물은 사전에 금지하거나, '판단은 이용자의 몫'으로 그냥 내버려두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마다 다른 소셜미디어의 정치광고 관련 정책으로 미국이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불과 6개월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트위터와 구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앞으로 정치광고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든 정치광고를 금지하는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과 구글은 정치광고 게재를 선택적으로 허용한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정치광고인지에 대한 판단은 SNS마다 달라 딱히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때까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가 허용하거나 금지한 광고들을 사례별로 정리했다.

음모론 담긴 '플랜데믹' 광고: 모두 금지

/사진=플란데믹 사이트.

코로나19에 대한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 '플랜데믹(Plandemic·계획된 전염병 대유행) 광고'다. 지난달 생물화학 박사인 주디 미콥미츠가 공개한 이 광고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소수 엘리트들이 백신 개발로 이익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담겨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모두 허위 주장이 담긴 광고로 판단해 이 광고 게시를 허용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이 광고를 삭제한 이유로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바이러스를 활성화시킨다'는 주장이 담겨 있어 대중의 신체적 위협에 기여하는 콘텐츠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광고를 정치광고로 분류했다.


트럼프의 바이든 공격 광고: 트위터만 금지

/사진=페이스북 캡쳐

지난해 10월 트럼프 재선캠프에서는 조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시절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 압력을 넣었다는 내용 등을 담은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해당 광고를 허용했고 모든 정치광고를 금지하는 트위터만 '선거에 관련된 정치광고'로 판단해 허용하지 않았다.

워런의 '의도적 가짜뉴스' 광고: 페이스북만 허용

/사진=페이스북 캡쳐.

"속보: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지지' 공식선언."

이 광고는 지난해 10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낸 가짜뉴스 광고였다. 페이스북이 사실 확인도 없이 가짜뉴스를 담은 정치광고를 무분별하게 내보내는 것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근거 없는 주장이 담긴 광고로 판단해 허용하지 않았고 정치광고를 금지하는 트위터도 허용하지 않았다. 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판단을 이용자의 몫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페이스북만 해당 광고 게재를 허용했다.

'코로나와의 전쟁' 자신감 외친 트럼프 광고: 페이스북만 완전 허용

/사진=폴리티팩트.

'어느날, 기적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내놓은 코로나19 관련 광고다. 구글은 처음에는 코로나19를 언급하는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정책에 따라 해당 광고를 차단했다가 관련 정책을 철회한 4월 초부터 이 광고를 다시 허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정치 광고 게시를 허용한 반면 트위터는 이를 선거와 관련된 광고로 보고 허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비판한 파타고니아 광고: 트위터만 금지

/사진=페이스북 캡쳐

트럼프 행정부가 친환경에 역행하는 정책들로 야생의 멸종위기종 동물들을 더욱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는 내용의 광고다.

이에 대해 구글은 "이를 정치광고로 분류하긴 했지만 광고 게시는 허용했다. 페이스북은 이를 사회적 이슈 광고로 분류하며 허용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대선 후보자인 트럼프를 언급하기 때문에 해당 광고 게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민자 보호 외친 에어비앤비 광고: 모두 허용

/사진=페이스북 캡쳐

이민과 난민에 대해 찬성하며 국제난민기구에 모금을 요청하는 에어비앤비의 광고다. 언뜻 보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특정 선거 후보자를 콕 집어 언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모두 정치광고로 분류하지 않았다. 트위터는 '공익에 도움이 되는 광고(cause-based ads)'로 이를 분류해 광고 게시를 허용했다.

'부티지지 후보' 언급한 데이팅 앱 광고: 트위터만 금지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갈무리.

지난해 6월 데이팅 앱 힌지가 내놓은 광고 중 일부다. 힌지는 피터 부티지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사 데이팅 앱을 통해 결혼했다는 사실을 담아 광고를 제작했다.

이에 구글과 페이스북은 당시 대선 후보자를 언급했기 때문에 정치광고로 분류하면서도 광고 게시를 허용했고 트위터는 정치광고로 분류해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부티지지가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상태이기 때문에 해당 광고를 트위터에 게시할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