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회초리 든 광고주…저커버그, 자산가치 8조원 '뚝'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인종차별' 발언을 방관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페이스북 주가가 3개월 새 최대폭으로 하락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가치가 하룻 새 8조원 넘게 증발했다. 100여개 기업의 광고 중단 압박 가운데 저커버그는 결국 회사 방침을 선회키로 했다.

/사진=AFP

27일 블룸버그는 전일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으로 저커버그의 순 자산가치는 약 72억달러(약 8조6000억원) 떨어진 82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부호 순위에서도 3위에서 4위로 밀렸다.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8.32% 내린 216.08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었다. 또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하룻 새 560억달러가 증발했다.

페이스북에 타격을 준 것은 미 기업들의 잇단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이다. 보이콧의 이유는 페이스북이 인종차별 등 혐오 표현들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서 촉발된 시위가 한창이던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선동적인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트위터는 이에 대해 차단조치한 반면, 저커버그 CEO는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면서 게시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기업들도 시류에 부응해 광고 매체로서 페이스북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페이스북 플랫폼상 모든 유료 광고를 30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라이즌, 유니레버, AT&T, 혼다, 허쉬, 파타고니아, 벤&제리스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 늘어난 697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은 707억달러로 광고 부문 매출액이 절대적이다.

한편 100여개 기업 광고주들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저커버그도 입장 선회를 밝혔다.

지난 26일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회사 방침을 변경키로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이 중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남도록 최선을 다한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증오나 폭력을 부추기거나 투표를 방해하는 어떤 것에도 반대하고 우리는 출처가 어디든 그 내용을 삭제하는데 전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으나 그 뉴스가 가치있고 공익에 부합한다고 여겨진다면 콘텐츠 삭제 대신 라벨(Label)을 붙이겠단 계획도 밝혔다.